이재정 통일 “북 요청땐 검토”
이재정 통일부장관은 18일 정상회담 대표단의 북한 집단체조 및 예술 공연 〈아리랑〉 관람 여부와 관련해 “(북쪽에서) 〈아리랑〉 공연 관람 요청이 오면 우리는 검토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관람 검토 방침과 달리 한나라당 등 보수쪽은 〈아리랑〉이 북한 체제 선전물이므로 정상회담 대표단의 관람 자체에 부정적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정상회담 1차 선발대를 환송한 뒤 이같이 밝히고 “〈아리랑〉은 북쪽(처지)에서는 상당히 자랑스러운 하나의 공연작이어서 우리도 그런 점에서 존중하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아직 공식적인 (아리랑 공연 관람) 제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제안을 공식적으로 받은 바 없고 만약 제안이 온다면 검토를 해 볼 것”이라며 “(북한이 아리랑 공연) 내용을 바꾼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공연) 성격 등에 대해선 결정할 단계에 가면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1일 〈아리랑〉 공연을 시작했으나 지난달 27일 수해 복구 때문에 중단한 뒤, 지난 17일부터 공연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악, 무용과 체조, 화려한 대집단체조(매스게임)와 카드섹션 등이 포함된 〈아리랑〉은 항일무쟁투쟁 등 북한의 과거와 현재를 담고 있다. 2005년 공연 때 북한군이 국군 복장의 군인을 때려 눕히는 장면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아리랑〉은 2002년 4월 김일성 주석 90회 생일을 기념해 처음 선보였고, 2005년에는 8월부터 10월까지 공연됐다. 북한은 2002·2005년에는 외화벌이 차원에서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 남한 관광객을 받아들였다. 한국과 미국 고위 당국자들도 〈아리랑〉 등 집단체조를 관람했다. 2000년 10월 방북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이 집단체조 〈백전백승 조선노동당〉을 관람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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