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의원단과 오찬…북 경제적 가치에 관심 촉구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일 “다음달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경제협력 확대에 합의하게 되면 개성공단 제품을 북한에 팔고, 남한에서 제조된 제품을 북한에서도 팔게 되는 교역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미 의사당에서 상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리처드 루가 등 상원 중진의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아직 개성에서 생산된 제품을 북한에서 판매할 수는 없다”며 이렇게 전망했다.
김 전 대통령은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미 의회의 조속한 비준을 촉구하면서 “핵문제가 해결되면 자유무역협상 과정에서 한국정부가 수차례 요구했던 개성공단 제품의 미국 수출 허용 문제도 잘 풀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상원의원은 “북한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남한 제품으로 취급해서 수입하기는 어렵다”며 “북한 내 특별지구를 지정하고 거기에서 생산된 것으로 해서 예외로 인정하고 수입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현재 북한은 중국에서 일용품의 8할을 수입하는 등 북한 경제의 중국 예속이 우려된다”며 “미국은 한국이 북한 경제에 진출하는 것을 견제해 왔는데, 북한의 핵문제가 해결되면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공동 진출해 중국의 전면 지배를 막고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세계 매장량의 50%를 차지하는 텅스텐 등 지하자원과 관광자원 등이 풍부하고, 철도가 연결되면 시베리아를 거쳐 석유와 가스의 노다지판인 중앙아시아와 유럽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북한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미국쪽의 관심을 촉구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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