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0월 2~4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 기간에 북한의 체제선전을 위한 집단 예술극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기로 했다. 관람은 방북 둘쨋날인 3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실장은 27일 “초청하는 북한 쪽의 뜻을 존중할 필요가 있고, 이제 과거의 대결적 관점에서 벗어나 상호 체제 인정·존중 차원에서 접근할 때가 됐다”며 “정상회담 기간에 ‘아리랑 공연’ 관람을 요청한 북한 쪽 제의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백 실장은 “(공연 내용 가운데) 일부 문제가 되는 내용이 포함될 수도 있으나 북한 쪽도 민감한 내용에 대해선 우리 쪽 입장을 고려해 수정 공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이날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브리핑을 열어 “남북 정상회담 수행원 명단을 공식 13명, 특별 49명, 일반 88명으로 최종 확정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합의된 200명 이외에 행사진행에 필요한 만찬 관계자와 차량운전원, 중계기술인원 등 별도 지원인원도 98명이 가게 됐다”며 “(방북하는) 총인원은 대통령 내외분을 포함해 300명”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방북 둘쨋날인 10월3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우리 쪽 답례만찬을 열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 만찬에는 ‘팔도대장금 요리’라는 주제 아래 평양 냉면, 개성 탕면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음식의 하나인 전주비빔밥이 준비되며, 평창과 횡성의 한우, 오대산의 자연송이 등 각 지방을 대표하는 국산 음식이 곁들여질 예정이다.
노 대통령을 비롯한 수행원과 기자단은 방북과 귀환 때 남쪽 차량을 이용하기로 했으나, 국내에 긴급현안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대통령 전용기를 평양 순안공항에 대기시키기로 북한 쪽과 합의했다.
신승근 권혁철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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