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포 서해갑문.
혁명전시관 중공업관→서해갑문→평화자동차
노무현 대통령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 기간에 평양의 3대혁명전시관 안 중공업관과 남포의 서해갑문, 평화자동차 공장 3곳의 참관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귀경길에는 개성공단에 들른다. 모두 남북 경제협력과 밀접한 곳이다. ‘남북 경제공동체’ 구축에 큰 공을 들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문지 선정이다. 우선 노 대통령은 평양 방문 첫날인 2일 오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면담을 마친 뒤, 평양시 서성구역 연못동에 위치한 ‘3대 혁명전시관’ 내 중공업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1993년 4월 설립된 전시관은 전자공업관, 중공업관, 경공업관, 농업관, 새기술혁신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98년에는 김일성 전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문건들과 사진, 친필원고들을 전시한 주체사상 노작전시관이 개관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이 중공업관으로 방문을 제한한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중공업관 방문을 통해, 한국 전쟁 이후 80년대 말까지 ‘중공업 우선주의’ 경제발전 노선을 걸어왔던 북한의 경제 역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또 평양 방문 마지막날인 4일 오전에는 항구 도시인 남포시에 위치한 평화자동차 남포공장과 서해갑문을 잇달아 방문한다. 평화자동차 남포공장은 통일교 계열의 평화자동차와 북쪽 조선민흥총회사가 70대 30의 지분으로 98년 설립했다. 쌍용자동차에서 각종 부품들을 들여다 남포공장에서 도색·조립·품질검사를 한다. 쌍용자동차에서 시판 중인 체어맨이 이곳에서 조립 생산돼 북한지역에 ‘준마’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기도 하다. 서해갑문은 북한이 노 대통령의 방문을 희망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서해갑문은 대동강 홍수 조절과 농경지 확보, 항만 개발 등을 위해 지난 86년 완공된 다목적 방조제다. 서해갑문 근처에는 중고 선박을 수리하는 영남배수리공장이 있으며, 북쪽은 남쪽의 투자를 기다리고 있다. 남포항 역시 현대화가 필요한 곳이다. 서해갑문 방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남쪽 기업의 투자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 노 대통령은 귀경길엔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개성공단을 직접 방문한다. 노 대통령은 지난 7월19일 제13기 민주평통자문회의 출범식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 때 야당과 일부 언론이 주장한 대로 강경한 대응을 했다면, 그리고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중단했다면 지금은 과연 어떻게 되었겠냐”고 밝힌 바 있다. 안팎의 어려운 정세 속에서도, 중단 압력을 물리치고 지켜낸 개성공단을 이번 방문을 통해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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