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대통령의 평양방문을 앞둔 1일 평양시 중구역의 천리마거리가 깨끗하게 정리돼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
북한 정상회담 표정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은 수해를 입은 평양 시가지를 대청소하고 노무현 대통령 환영 준비를 하고 있다.
2일 오전 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으면 북한 당국이 개성-평양 고속도로 등 승용차로 이동하는 모든 구간을 철저히 경호한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참석하는 행사를 국가 최대의 중대사로 여기고 정상회담을 실수없이 준비하는 게 김 위원장의 권위와 직결된다고 본다. 정상회담 기간 동안 호위사령부, 인민무력부 보위사령부,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성 등 공안기관이 총동원돼 노 대통령 경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평양-개성 고속도로의 일부 구간이 물에 잠기고 유실됐었지만 복구가 끝났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외부인의 평양 출입을 차단했고, 평양 시민들은 보도 블록을 물로 씻는 등 수해를 입은 거리를 청소했다. 최근엔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도 물청소했다. 이 기념탑은 개성에서 평양으로 들어오는 입구에 있어 노무현 대통령 공식 환영식이 열리는 장소다. 노 대통령이 평양에 입성하는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에서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최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정부는 남쪽 대표단에 대한 연도 환영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북한은 사회주의권 국가 원수가 평양을 방문하면 수십만명이 거리에 나와 환영한다. 노 대통령이 평양시내로 들어선 뒤 대동강을 가로지르는 ‘충성의 다리’를 건너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가는 동안 주민 수십만명이 도로에 나와 환영할 것으로 보인다. 2000년 정상회담 때는 평양 시내 환영 인파가 60만명이었다.
2일 저녁과 4일 점심은 북한이 낸다. 북한은 외국국가 원수 등 귀한 손님 저녁에는 한식을 내놓는다. 한정식처럼 한상을 차리지 않고 중국 음식처럼 코스별로 요리가 나온다. 2000년 정상회담 환송 점심 때에 북한이 새로 개발한 배를 쪼개 속살을 둥그렇게 파낸 뒤 그 안에 김치를 넣어 익힌 배속김치와 야자열매 안의 물을 뺀 껍질에 상어지느러미를 넣어 끓인 야자상어 날개탕, 곰발통찜 요리를 내놓았다. 이번 정상회담에도 진수성찬을 준비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이 마지막 날인 4일 오후 개성공단으로 출발하기 직전 열릴 환송식에도 환송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환송식에는 평양 주민들이 순안공항을 에워쌌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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