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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흰머리 늘고 표정 무덤덤…7년전보다 활력 잃어

등록 2007-10-02 20:27수정 2007-10-02 23:45

2일 평양 4·25 문화회관 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공식 환영행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인민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며 걸어가고 있다. 왼쪽은 지난 2000년 6월 평양 순안공항으로 김대중 당시 대통령을 마중나온 김 위원장. 평양/청와대 사진기자단
2일 평양 4·25 문화회관 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공식 환영행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인민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며 걸어가고 있다. 왼쪽은 지난 2000년 6월 평양 순안공항으로 김대중 당시 대통령을 마중나온 김 위원장. 평양/청와대 사진기자단
노 대통령과 의례적 악수…웃음 안보여
북 인사 소개·박수 땐 여전히 거침없어
‘중병설’ 일축했지만 노쇠한 느낌 남겨
김위원장 달라진 모습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좀 피로해 보였고 무표정했다.

2일 낮 4·25문화회관 광장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영접하는 그의 짧게 깎은 머리엔 군데 군데 백발이 서렸다. 특히 옆 머리 쪽에 흰 색이 짙었다. 머리 윗 부분도 숱이 많이 줄었다. 무엇보다 얼굴에 주름이 완연했다. 눈 밑의 처진 살은 금테 안경으로도 가려지지 않았다. 입꼬리에도 굵은 팔자 주름이 선명했다. 2000년 처음으로 남쪽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뒤 7년여, 전반적으로 세월의 더께가 많이 쌓인 듯 했다.

표정도 많이 굳었다.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하면서도 웃음을 보이지 않았다. 대통령 부인 권양숙씨, 수행원들과 악수를 하면서 잠깐씩 옅은 미소를 지었을 뿐 내내 무표정했다. 2000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악수를 건네며 환하게 웃던 것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었다. 악수 태도도 딱딱했다. 김 전 대통령과는 두 손을 맞잡고 흔드는 등 열정적이었다. 이번엔 한 손으로 서너 차례만 흔들었다. 의례적이라는 느낌을 줬다.

그래도 걷는 모양이나 서 있는 자세엔 여전히 거침이 없었다. 붉은 카펫 위에서 두 다리를 어깨보다 약간 넓게 벌리고 선 채 노 대통령을 기다리는 그의 뒷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의장대를 사열할 때는 가슴과 배를 앞으로 내밀고는 팔도 앞뒤로 활달하게 움직였다. 영접나온 북쪽 인사를 소개할 때도 오른 팔을 쭉쭉 뻗으며 하나 하나 가리켰다. 평양 시민들의 환호에도 두 손바닥을 아래 위로 마주치며 힘찬 박수로 답했다. 가끔씩 팔을 위로 뻗어 손을 흔들기도 했다.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이자 열살 넘게 연장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악수를 할 때도 권위를 드러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약간 머리까지 숙이며 두 손을 내민 반면, 김 위원장은 한 손으로 가볍게 악수를 받았다.


김정일 위원장, 노무현 대통령 직접 영접

[%%TAGSTORY1%%]

김 위원장은 2000년 정상회담 때와 같이 황색 인민복 차림이었다. 평소 군부대 방문 등 공개활동에서도 자주 입는 옷이다. 키 160~165㎝로 추정되는 단구의 김 위원장은 평소 키높이 구두를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엔 172㎝인 김 대통령과 나란히 섰을 때 큰 차이가 없었다. 이날도 168㎝인 노 대통령과 거의 키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이날 다소 딱딱한 태도를 보인 것은 김 전 대통령과 달리 노 대통령이 자신보다 네살 손 아래라는 점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김 위원장은 노구를 이끌고 평양을 찾은 김 전 대통령에게 “공산주의자도 예의가 있다”며 깎듯이 예우했다.

건강이 예전만 못한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7월초 평양을 방문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을 만났을 때보다도 더 쇠약한 느낌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복부 비만도 여전해 보였다.

그동안 김 위원장을 두고는 갖가지 건강악화설이 제기돼 왔다. 지난 5월 독일 의료진으로부터 심장 관련 시술을 받았다는 일부 보도도 나왔고, 관절염이 심해져 걷기가 불편하다는 관측도 있었다. 이날 등장으로 적어도 중병설은 사실이 아님을 김 위원장 스스로 보여준 셈이다. 그러나 7년 전보다 한결 노쇠했다는 인상 또한 남겼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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