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철 통일전선부 부부장
북 회담 실무자와 관심사
2일 만찬장에 경제분야 책임자들 다수 참여
남북정상회담이 이틀째로 접어들면서 이번 회담의 실무 주역과 북쪽의 관심사가 드러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북쪽 인물은 최승철(사진) 통일전선부 부부장이다. 그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대남 사업의 ‘실세’임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 방문 기간 동안, 그림자처럼 노 대통령을 수행했다. 그는 정상회담을 위해 조직된 북쪽 상무조(태스크포스)의 책임자로 회담을 실질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8월14일 남북정상회담 준비 접촉 때는 북쪽 단장을 맡았다.
최 부부장은 2일 노무현 대통령이 노란선이 그어진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서자, 기다리고 있다가 “통일전선부 부부장입니다. 모셔가기 위해 나왔습니다”라며 노 대통령을 영접했다. 이 자리에는 ‘장관급’인 최룡해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도 나왔지만, ‘차관급’인 그가 사실상 영접 책임자 노릇을 했다.
최 부부장은 2일 오후 노 대통령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면담에도 배석했다. 면담 자리에는 북쪽에서 김일철 인민무력부 부장,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로두철 내각 부총리,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 등 북쪽의 내로라하는 ‘부총리 및 장관급’ 군·내각 인사들이 즐비하게 참석했다. 공식 직책으로만 보면, 유일하게 노동당 쪽 인사이며 차관급이다. 북쪽이 내각보다 노동당 우위의 통치구조라고 해도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최 부부장은 1983년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원(말단 직원)으로 첫발을 들여놓았다. 이어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 이후 과장에 이어 부부장,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부위원장, 최고인민회의 대의원(2003년) 등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현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대남사업에 대해 직접 보고할 정도로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를 잘 아는 남쪽 관계자는 “추진력 있고 통 크기로 유명하다. 향후 파격적으로 남북 교류에 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 주최로 2일 목란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선, 헤드테이블에 앉은 북쪽 인사 10명 가운데 3명이 경제 분야 책임자였다. 북쪽이 공식 회담에서 꺼내기 부담스러운 현안들을 만찬 자리에서 터놓고 얘기하는 전례에 비춰보면, 북쪽의 관심 사안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로두철 부총리는 주로 대외 합영·합작 등 투자 유치를 책임지고 있다. 라동희 육해운상은 항만 관리와 건설을 관리하고 있다. 북쪽은 남포·나진항 현대화 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용남 철도상이 참석한 것은 철도 현대화에 대한 북쪽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로두철 부총리는 주로 대외 합영·합작 등 투자 유치를 책임지고 있다. 라동희 육해운상은 항만 관리와 건설을 관리하고 있다. 북쪽은 남포·나진항 현대화 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용남 철도상이 참석한 것은 철도 현대화에 대한 북쪽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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