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끄는 인물들
LG 구회장 비롯 기업 ·학계 47명 분기별 모임 갖기로
김위원장 악수때 국정원장 ‘꾸벅’ 김국방 ‘꼿꼿’ 입길도 남북정상회담은 최고지도자 사이의 만남인 동시에 양쪽 주요 인물들의 교류마당이다. ‘수뇌 상봉’의 그늘에 묻혀 노출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굵직한 인물들의 면면과 인연, 행동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악수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2일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환영행사에서 김 국정원장은 김정일 위원장과 악수를 하며 허리와 고개를 숙이는 등 깎듯한 태도를 보였다. 김 위원장이 한 손을 내민 반면, 김 국정원장은 두 손으로 김 위원장의 손을 감싸쥐었다. 악수 도중 김 위원장에게 환하게 웃으며 말을 건네는가 하면 김 위원장이 한동안 자신 앞에 머물자 거듭 고개를 가볍게 숙여 인사했다. 주목되는 것은 김 위원장이 김 국정원장한테는 친밀하게 말을 건넸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이 이미 김 국정원장을 만난 적이 있어 친밀함을 표시한 것이 아니냐는 풀이도 나온다. 김 국정원장은 정상회담 협의를 위해 지난 7월 방북한 바 있다. 이때 김 위원장을 예방해 인사를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국정원장은 3일 정상회담에도 배석해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났다. 김 국정원장의 깍듯함은 바로 옆에 서 있던 김장수 국방장관의 꼿꼿한 악수 태도와 비교됐다. 김 국방장관은 허리를 곧추 세우고 고개도 숙이지 않은 채 한손으로 악수했다. 웃음도 없었다. 역시 이날 웃음이 적었던 김 위원장과 막상막하의 딱딱한 모습이었다. 국방장관으로 남북 대치 상황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과 군인 출신으로서 군사예절에 따른 것일 뿐이라는 풀이가 동시에 나왔다. 군인은 상관은 물론 외부인과 인사를 할 때 고개를 숙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군례라고 한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남다른 인연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정 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장남이고, 현 회장은 고 정 회장의 넷째 며느리다. 과거 정몽구 회장과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현대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놓고 격돌했던 남편 고 정몽헌 회장이 숨진 뒤 현 회장이 현대그룹을 이끌고 있다. 우여곡절의 가족사를 안고 있는 두 사람은 정상회담 경제분야 특별수행원으로 나란히 평양을 방문하고 있다. 3일엔 특별수행원 분야별 간담회에 함께 참여해 남북경협 방안을 함께 토의하기도 했다. 현 회장이 이번 방북 기간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정 회장의 도움을 요청할지, 정 회장이 대북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현 회장과 협력할지 등도 관심사다. 정 회장과 현 회장을 비롯한 47명의 특별수행원은 평양 방문을 계기로 보통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교류하기로 했다. 모임 이름은 숙소인 보통강호텔에서 따왔다. ‘특별’수행원으로 만났다는 점도 고려한 작명으로 보인다. 모임 회장은 구본무 엘지그룹 회장이, 간사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맡기로 했다. 김원기 국회의장은 고문으로 추대됐다. 특별수행원의 일원인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2000년 방북을 계기로 결성됐던 특별수행원 모임인 ‘주암회’도 분기별로 만난다”며 “보통회도 앞으로 분기별로 한 번 정도씩 만나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민간차원에서 갖가지 아이디어를 모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암회도 당시 숙소였던 주암산초대소에서 이름을 땄다. 손원제 기자, 평양/공동취재단 wonje@hani.co.kr
김위원장 악수때 국정원장 ‘꾸벅’ 김국방 ‘꼿꼿’ 입길도 남북정상회담은 최고지도자 사이의 만남인 동시에 양쪽 주요 인물들의 교류마당이다. ‘수뇌 상봉’의 그늘에 묻혀 노출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굵직한 인물들의 면면과 인연, 행동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악수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2일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환영행사에서 김 국정원장은 김정일 위원장과 악수를 하며 허리와 고개를 숙이는 등 깎듯한 태도를 보였다. 김 위원장이 한 손을 내민 반면, 김 국정원장은 두 손으로 김 위원장의 손을 감싸쥐었다. 악수 도중 김 위원장에게 환하게 웃으며 말을 건네는가 하면 김 위원장이 한동안 자신 앞에 머물자 거듭 고개를 가볍게 숙여 인사했다. 주목되는 것은 김 위원장이 김 국정원장한테는 친밀하게 말을 건넸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이 이미 김 국정원장을 만난 적이 있어 친밀함을 표시한 것이 아니냐는 풀이도 나온다. 김 국정원장은 정상회담 협의를 위해 지난 7월 방북한 바 있다. 이때 김 위원장을 예방해 인사를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국정원장은 3일 정상회담에도 배석해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났다. 김 국정원장의 깍듯함은 바로 옆에 서 있던 김장수 국방장관의 꼿꼿한 악수 태도와 비교됐다. 김 국방장관은 허리를 곧추 세우고 고개도 숙이지 않은 채 한손으로 악수했다. 웃음도 없었다. 역시 이날 웃음이 적었던 김 위원장과 막상막하의 딱딱한 모습이었다. 국방장관으로 남북 대치 상황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과 군인 출신으로서 군사예절에 따른 것일 뿐이라는 풀이가 동시에 나왔다. 군인은 상관은 물론 외부인과 인사를 할 때 고개를 숙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군례라고 한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남다른 인연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정 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장남이고, 현 회장은 고 정 회장의 넷째 며느리다. 과거 정몽구 회장과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현대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놓고 격돌했던 남편 고 정몽헌 회장이 숨진 뒤 현 회장이 현대그룹을 이끌고 있다. 우여곡절의 가족사를 안고 있는 두 사람은 정상회담 경제분야 특별수행원으로 나란히 평양을 방문하고 있다. 3일엔 특별수행원 분야별 간담회에 함께 참여해 남북경협 방안을 함께 토의하기도 했다. 현 회장이 이번 방북 기간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정 회장의 도움을 요청할지, 정 회장이 대북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현 회장과 협력할지 등도 관심사다. 정 회장과 현 회장을 비롯한 47명의 특별수행원은 평양 방문을 계기로 보통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교류하기로 했다. 모임 이름은 숙소인 보통강호텔에서 따왔다. ‘특별’수행원으로 만났다는 점도 고려한 작명으로 보인다. 모임 회장은 구본무 엘지그룹 회장이, 간사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맡기로 했다. 김원기 국회의장은 고문으로 추대됐다. 특별수행원의 일원인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2000년 방북을 계기로 결성됐던 특별수행원 모임인 ‘주암회’도 분기별로 만난다”며 “보통회도 앞으로 분기별로 한 번 정도씩 만나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민간차원에서 갖가지 아이디어를 모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암회도 당시 숙소였던 주암산초대소에서 이름을 땄다. 손원제 기자, 평양/공동취재단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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