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에스케이 회장이 3일 낮 노무현 대통령이 마련한 평양 옥류관 오찬장에서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 구본무 엘지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을 상대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평양/청와대사진기자단
경제분야 간담회
북 ‘장관급 한봉춘 내각 참사 등 6명 참석
“경협 확대” 공감…뚜렷한 합의 아직 없어 “서로 장점을 살리고 부족한 점은 노력해서 좋은 성과를 이뤄내자.”(정몽구 현대차 회장) “민족 공동번영을 위해 좀 더 합심해야 한다.”(민족경제협력위원회 리철 참사) 3일 오전 평양 인민문화궁전 111호 회의실에서 1시간 동안 열린 대기업 부문 특별수행원 간담회에서 남북 참석자들은 경제협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는 견해를 같이 했다. 그러나 북쪽은 ‘전향적인 투자 확대’를 요청한 반면, 남쪽은 ‘투자 환경 변화’를 먼저 요구해 방법론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남쪽에선 정 회장을 비롯해 구본무 엘지(LG)·최태원 에스케이(SK) 회장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대표, 이구택 포스코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북쪽에서는 한봉춘 내각 책임참사를 단장으로, 장우영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장, 민족경제협력위원회(민경협) 소속의 조현주 책임참사, 리철 참사, 한인덕 참사, 계봉길 연구원이 참석했다. 한봉춘 책임참사는 2002년 8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1년 동안 석탄공업상을 지낸 전문 기술관료다.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예우를 고려해 ‘장관급’ 인물이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북쪽은 특히 “통크게 사업을 추진해 주길 바란다”며, 현재 1차 산업과 임가공 중심의 경제협력을 생산적인 투자협력 단계로 끌어올릴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남쪽 대표단은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북쪽의 제도적 조건과 기업 환경의 변화가 선결돼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국제적 기준과 절차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남북간에 뚜렷한 합의는 없었다. 만수대의사당 105호 회의실에서 1시간 동안 열린 경제 분야 업종별 대표 간담회의 분위기도 비슷했다. 남북 각각 10명씩 참석한 간담회에서, 북쪽 단장인 차선모 육해운성 참모장(국장급)은 인사말을 통해 “북남 경제인 협력과 민족단합사업은 누구도 막거나 제거할 수 없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라며 “진지한 협의를 통해 좋은 열매를 거두기 바란다”고 밝혔다. 남쪽 단장인 경세호 섬유산업연합회장 회장도 기조발언을 통해 “남북 경제는 각기 비교 우위의 경제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을 효율적으로 결합할 때 많은 성과가 있다는 것이 개성공단과 위탁가공의 사례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재현 토지공사 사장은 “모든 기반시설을 갖추고 법·제도적 지원을 보장하는 특구 방식이 대북투자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유력한 대안임이 개성공단을 통해 입증됐다”며 북쪽 주요 지역에 경제특구를 추가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개성공단의 통행·통신·통관 등 3통의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북쪽에서 개성공단 개발을 책임지는 주동찬 중앙특구개발 총국장은 “협력 수준이 올라가면 그러한 문제들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선 투자’를 에둘러 강조했다. 이용인 기자, 평양/공동취재단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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