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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남북 사전접촉서 미리 공감대 형성
3일 오후 정상회담서 대략적 합의

등록 2007-10-04 19:31

[10·4 공동선언 의미 분석] 합의문 어떻게 나왔나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은 철통같은 보안 속에, 남북의 소수 실무자들만이 참여한 가운데 밤샘 마라톤 조율을 거쳐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 선언이 담고 있는 구체적 내용으로 보아, 이번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 내용이 사전에 어느정도 조율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3일 오전과 오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두 차례에 걸친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양쪽 실무진이 곧바로 선언문 문구 조율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문의 뼈대는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 회담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도출된 ‘6·15공동선언’도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대화 내용을 토대로 이뤄졌다.

일단 기록을 위해 회담에 배석한 조명균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이 직접 들은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담 내용을 바탕으로 합의문 조율이 시작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서훈 국정원 3차장과 고경빈 통일부 정책홍보본부장 등이 조 비서관과 함께 합의문 조율을 위해, 북쪽과 협의에 참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쪽에서는 유일한 회담 배석자인 김양건 통일전선부장과 함께, 최승철 통전부 부부장등이 합의문안 조율에 참여했을 것으로 추론된다. 아울러 이번 정상회담을 만든 김만복 국가정보원장과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각각 남북 실무팀을 지휘하면서 남북간 최종 조율을 맡았던 것으로 보인다. 김만복 원장은 3일 밤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남쪽 주최의 답례만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남쪽에서는 국정원쪽이 문안작성의 실무책임을 진 것은 회담준비를 김만복 원장이 주도한 것과 무관치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북쪽 역시 이번 회담의 실무책임자인 최승철 통전부부장이 문안작성의 책임을 맡았다. 3일 오후 정상회담이 끝나면서 4일 오전 선언 발표를 예고한 것으로 미뤄 볼 때, 남북은 이미 대략적인 내용에 합의한 것으로 추측된다. 남북이 사전접촉을 통해 내용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면, 4시간 남짓의 정상회담에서 이렇게 구체적인 내용까지 진전될 수 없었을 것으로 지적된다.

물론 합의문 조율 과정에서 주변 관측은 반전을 거듭했다고 전해진다. 3일 밤, 서울로 전해진 소식은 ‘합의문에 새로운 게 없을 것 같다’는 거였다.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두번째 정상회담에서 체류연장을 놓고 ‘썰렁하게’ 돌아선 장면까지 겹쳐 부정적인 관측이 설득력을 얻었다. 마침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도 평양 공동취재진에게 “여지껏 남북간에 합의해 왔던 것 중에서 이행되지 않았던 것들의 어떤 실행력을 더 높이고 그것을 좀 더 구체화하는 결과라고 평가하는 것이 정확하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밝힌 터였다.

그러나 4일 아침이 되면서 기류가 조금씩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대략적인 선언문 초안이 마련됐다”, “평양 분위기가 좋다”, “오찬 전에 선언문이 나올 것 같다”는 말들이 흘러 나왔다. 이때까지도 선언문 초안 내용은 극비에 부쳐졌다.

점심 무렵이 다가오면서 “실무자들이 합의문 해설을 쓰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낮 12시10분, 평양의 공동취재단은 “남북정상 오후 1시 ‘남북관계발전 평화번영 선언’ 서명”이라는 긴급 속보를 타진했다.


오후 1시, 노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백화원영빈관에서 서명식을 가지 직후, 평양 취재단은 8개항으로 구성된 합의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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