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실장이 북한 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해 3일부터 미국을 방문한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2일 기자들과 만나 “백종천 안보실장이 3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다”면서 “백 실장은 스티븐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 북핵 불능화 진전과정, 6자회담 전망, 한반도 평화구축 등 현안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백 실장의 미국 방문은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 방한 직후 이뤄진데다, 3일부터 5일까지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 핵심 당국자는 이와 관련 “최근 남한을 방문했던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은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 이전이라도 북핵 폐기를 추동하는 4자 정상선언을 할 수 있다는 우리쪽 입장에 공감을 표시했다. 백 실장은 이런 북한의 입장을 미국에 전달하고, 북핵불능화 문제 등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혀, 4자 정상선언 문제를 논의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1월13일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 기조 연설에서 “북한 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는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며 “‘한반도에서의 전쟁 종식과 평화 구축을 위한 4자 정상선언’이 필요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
그러나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백 실장은 미국 방문 기간 동안 해들리 보좌관 등과 북핵 폐기, 4자 종전선언 등 현안 문제들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지만, 이번 방미가 한-미 사이에 (4자 정상선언 일정 등에 대한)어떤 합의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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