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대부호 체스키나 나가에요코
“음악엔 국경이 없잖아요”
수천만엔 경비 부담키로
김정일 공연관람할 듯
수천만엔 경비 부담키로
김정일 공연관람할 듯
북-미 관계 개선에 기여할 대형 문화 이벤트로 주목되는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평양 공연(26일)이 성사되기까지 이탈리아에 거주하는 70대 일본계 여성의 후원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주인공은 이탈리아에서 45년째 살고 있는 일본인 대부호 체스키나 나가에요코(75).
체스키나는 지난해 9월 북한이 뉴욕필에 평양공연을 제안하자, “정치는 잘 모르지만 음악의 힘으로 평화가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연주 경비를 부담하는 스폰서를 자처하고 나섰다고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항공료와 텔레비전 중계료 등은 한국의 아시아나항공과 <문화방송> 등에서 지원하기로 했으나 그래도 부족한 수천만엔 상당의 경비를 체스키나가 선뜻 부담하기로 한 것이다.
체스키나는 도쿄예술대학을 졸업한 뒤 이탈리아 베네치아 음악원에 유학 와서 하프를 전공하던 중 대부호인 남편을 만나 77년 결혼했다. 82년 사별한 남편한테서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은 그는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재능이 있지만 경제적으로 곤궁한 음악가들을 지원해왔다. “왜 지원하냐구요? 지금까지 여러 오케스트라를 지원해 왔는데 이번 평양공연도 그 일환입니다. 음악에는 국경이 없잖아요. 좋은 음악으로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된다면 ….”
“내 첫사랑은 음악”이라고 말할 정도로 클래식 음악 애호가로 알려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면 그는 이런 말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음악 팬이라면서요. 내 첫사랑도 음악입니다. 이번 공연의 주역은 어디까지나 미국과 뉴욕필입니다. 하지만 나는 (이 공연을 후원해) 일본인으로서 될 수 있는 한 좋은 인상을 전해주고 싶을 뿐입니다.”
한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6일 뉴욕필의 평양 공연에 참석할 것이라는 뜻을 북한 쪽이 이미 넌지시 내비친 바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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