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ABC, 영변 핵시설 불능화 진행상황 보도
북핵 신고 문제로 6자회담이 교착된 국면에서 진행되고 있는 뉴욕필하모닉의 ‘오케스트라외교’에 미국 언론들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25일 뉴욕필의 북한 순안공항 도착과 환영만찬 등 평양 체류 48시간을 상세히 전했다. 특히 <시엔엔>과 <에이비시> 방송은 이번 공연에 앞서 특별취재팀을 파견해 영변 핵시설 불능화의 진행 상황을 생생한 화면으로 내보내, 이번 공연이 갖는 특별한 의미를 부각시켰다. 주요 방송과 통신·신문·주간지에서 일제히 취재진을 파견했으며, 다른 나라 기자들과 합치면 13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26일 공연을 중계한 <시엔엔>은 이번 공연에 앞서 북한 당국이 평양 시내의 반미포스터를 철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시엔엔>의 여성 특파원 앨리나 조는 취재 도중 시간이 나면, 한국전쟁 때 헤어진 삼촌 두명을 찾아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뉴욕필의 평양도착 사진과 함께 두쪽에 걸친 장문의 기사에서 “우리는 대담한 발걸음을 내디뎠고, 이번 초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큰 실수가 됐을 것”이라고 말한 로린 마젤 상임지휘자의 도착 일성을 전했다. 신문은 또 1959년 레너드 번스타인이 이끄는 뉴욕필의 모스크바 공연을 예로 들며 “말로 통하지 않을 때 음악으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적어도 상징적으로 엄청나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뉴욕필의 평양 공연이 여론의 엇갈리는 가운데 이뤄졌다”며 “만수대 예술극장에서의 환영공연과 인민궁전의 환영만찬은 전기사정이 어렵고 건물이 우중충한 평양의 모습과 대조됐다”고 꼬집었다. 미국에선 시차로 인해 공연 실황이 28일 녹화 방송된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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