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9만3천t)가 지난달 28일 부산항에 들어오고 있다. 니미츠호는 길이 330m, 폭 77m로 축구장 3배 넓이의 비행갑판을 갖추고 있어 항공기 80대 이상을 적재할 수 있고 승선인원만 6천명에 이르는 초대형 핵추진 항공모함이다. 부산/연합뉴스
러시아 정찰기 1대가 지난 5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을 넘어 동해상에서 훈련 중이던 미국 항공모함 니미츠호에 접근했다가 한-미의 공동 대응으로 20여분 만에 물러났다.
군 관계자는 6일 “러시아 정찰기가 5일 동해 상공에 설정된 카디즈 안으로 진입해 키 리졸브 연습에 참가한 니미츠호에 접근했다”며 “우리 공군 전투기와 미군 함재기가 긴급 발진해 ‘밀어내기식’ 대응 기동을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구의 제2중앙방공통제소(MCRC)에서 러시아 정찰기를 먼저 발견하고 우리 공군이 대응했으며 미군도 니미츠호에서 자체적으로 대응 기동을 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공군은 F-16 전투기 4대, 미군은 니미츠의 F/A-18 전투기 2대를 발진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방공식별구역은 영공 방위를 목적으로 영공 외곽에 설정한 선으로, 외국 항공기는 진입 24시간 전에 군 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영공보다는 넓기 때문에 카디즈 진입 자체는 국제법상 적대행위로 간주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카디즈는 1951년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가 동·서·남해 상공에 설정했다. 2005년 3월 일본 아사히신문 소속 12인승 경비행기(C-560)와 일본 해경 초계기(AC-95)가 각각 카디즈에 접근한 적이 있다. 96년엔 러시아 해상 초계기(IL-38) 2대가 진입해 공군 전투기가 대응 기동한 사례가 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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