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엔 합의…“이달 안 신고 기대”
북핵 6자 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19일 지난주 제네바 북-미 회담에서 북한의 핵신고 형식에 합의했으며, 북한이 이달 안에 ‘완전하고 정확하게’ 신고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등 미국 쪽 대응 조처는 신고 이후가 될 것이란 점을 분명히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국무부 동아태국 창설 100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밝히고 “제네바에서 논의한 신고 형식엔 문제가 없겠지만, 북한이 아직도 완전하고 정확하게 신고할 태세가 돼 있지 않다는 데 실질적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평양에 돌아간 북한 협상팀에게 며칠간의 말미를 주었다”며 “올해 안에 비핵화와 핵확산금지조약 재가입 등 9·19 공동성명의 완전 이행을 위해선 빠른 진전이 필요하며 아주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며 북한의 조속한 핵신고를 거듭 촉구했다. 그는 “투명성 제고를 추구하고 있는 만큼, 비밀문서를 통한 핵신고에는 관심이 없으며, 불완전한 신고는 미국이나 다른 당사국이 정치적으로 감당할 수 없다”며 신고의 형식보다 실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힐 차관보는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등 북한의 동시행동 요구에 대해 “행동의 선후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이 문제는 다음 협상에서나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길연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는 이날 이임 인사를 위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제네바 북-미 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기술적인 협의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유엔 관계자가 전했다. 박 대사는 다음달께 귀국할 예정이며, 신선호 전 유엔대표부 차석대사가 후임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사는 2001년부터 두 번째로 유엔대표부 대사로 근무하는 등 18여년 동안 유엔 무대에서 북한을 대표해왔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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