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발사 시점 미묘
북한은 왜 3월에 미사일을 쐈을까? 28일 이뤄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배경을 이해하는데는 발사 시점이 핵심적인 단서가 될 수 있다.
일단 군 당국은 통상적 연례훈련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28일 오전 중에 서해상에서 북한의 단거리 유도탄이 발사됐다”며 “이번 발사는 유도탄 성능 확인 및 운용 능력 향상을 위한 훈련으로 추정되며, 우리 군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은 지난해 말부터 올 4월까지 예정된 동계훈련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단거리 미사일 성능시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은 25~26일에도 유도탄 고속정을 해상에 대기시킨 채 함대함 스틱스미사일 발사 준비를 했으나, 파도 등의 영향으로 중단한 상태였다”며 “이번에도 같은 훈련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2005년 이래 매년 5~6월에 미사일을 발사해 왔던 것과 달리 올해는 3월에 첫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른 데는 다목적 노림수가 담겨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국방현안팀장은 “외무성 담화와 연결해 볼 때 이번 발사는 대미 압박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압박의 의미를 함께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 팀장은 “중·장거리 미사일은 북-미 관계와 주로 관련된 수단이니 만큼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강도가 높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서해상 도발 등으로 대남 압박을 강화할 가능성은 있다”고 우려했다.
군 당국은 “미사일의 수량과 위치, 시간은 첩보 수집 경로가 노출될 수 있다”며 공식 확인을 거부했다. 군과 정부 관계자들이 말한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보면, 미사일은 서해 남포시·증산군 인근 해상에 있던 함정에서 북동쪽 해상으로 모두 3회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간 함정에서 주로 사거리 46㎞인 스틱스 함대함 미사일을 발사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미사일도 같은 종류일 가능성이 높다. 스틱스는 발사기 1기에 두 발씩 장착할 수 있어, 발사된 미사일은 세 발에서 여섯 발 사이로 추정된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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