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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안보라인 ‘돌출발언’…북 자극뒤엔 “별 것 아니다”

등록 2008-03-30 20:42

북쪽의 요구로 개성공단 남북경협사무소 정부 당국자들이 철수한 지난 27일 개성 관광을 마친 관광객들이 경기 파주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남쪽으로 돌아오고 있다. 파주/김정효 기자 <A href="mailto:hyopd@hani.co.kr">hyopd@hani.co.kr</A>
북쪽의 요구로 개성공단 남북경협사무소 정부 당국자들이 철수한 지난 27일 개성 관광을 마친 관광객들이 경기 파주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남쪽으로 돌아오고 있다. 파주/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정부 위기관리능력 도마에
김하중 ‘핵-경협 연계’에 합참의장 “선제타격” 계속
조율안된 입장 큰문제…“무반응 계속땐 북한 더 자극”

남북경협협의사무소 남쪽 당국자 철수, 북한 서해상 미사일 발사, 북한의 김태영 합참의장 발언 취소·사과 요구 등 남북관계가 요동치고 있지만 정부의 외교안보관련 부처들은 하나같이 ‘별것 아니다’는 태도다.

이런 무대응을 놓고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의 국가위기관리 능력과 의지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최근 조율되지 않은 고위당국자들의 대북 강경발언이 불필요하게 북쪽을 자극했고, 이 때문에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있는데도 사실상 ‘무시 전략’으로 일관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가 된 김하중 통일부 장관의 개성공단 관련 발언과 김태영 합참의장의 북핵 사용 전 타격 발언은 ‘돌출발언’에 가깝다. 김하중 장관의 발언은 지난 19일 개성공단 입주 업체와의 간담회에서 나왔다. 이날 입주업체들은 ‘자금난 해소’와 ‘새 정부도 개성공단에 관심을 보여달라’고 요청했지만, 김 장관은 ‘북핵과 개성공단 연계’ 방침을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쪽이 김 장관의 발언을 문제삼자 “좀 뜻밖”이라고 말해 북의 반발을 예상하지 못했음을 드러냈다. 김 장관의 말이 내부에서 사전 조율된 발언이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 26일 김태영 합참의장의 ‘선제타격’ 발언도 인사청문회 문답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나왔다. 한국과 미국이 군사훈련만 시작해도 북쪽은 ‘선제타격’을 주장할 정도로 극도로 예민한 점을 감안하면, 합참의장이 공개석상인 청문회에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발언이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새 정부의 외교안보진에 남북관계 전문가가 없고 세부적인 대북정책이 조율되지 않는 가운데 고위 당국자의 대북 강경 발언이 계속나왔다”며 “무대응은 북의 강경파를 자극해 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남북관계 상황이 악화되는 데는 정부 당국의 ‘북한 무시 무대응’ 전략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 27일 남북경협협의사무소 남쪽 당국자 철수 뒤 홍양호 통일부 차관은 “해프닝성 사건”이라며 “우리는 급할 게 없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북한 미사일 발사 뒤에도 정부는 ‘통상적인 훈련’이라고 애써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정부 당국자는 “로우 키(조용하고 신중하게)로 대응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이 나름대로 강수를 둔 것인데 정부가 그것을 별 의미없다고 분석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새 정부가 북핵-남북관계 연계를 말했기 때문에 4월 한미정상회담 때까지 남북관계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당당한 대응론’은 실제론 북쪽의 움직임에 대처할 준비된 정책수단이 없다는 사실을 그럴듯하게 포장한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북이 공을 남쪽으로 넘겼는데 남쪽이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북쪽을 더욱 자극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앞으로 북이 이산가족 상봉이나 준당국간 대화 또는 접촉을 중단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하거나, 서해 북방한계선을 넘어와 무력 충돌을 유도하는 상황도 예상 가능하다”고 말했다. 양무진 교수는 “북쪽은 이를 통해 남쪽의 경제살리기도 북의 협조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던지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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