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서해교전의 공식 명칭을 ‘제2 연평해전’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8일 “2002년 6월 발발한 서해교전이 1999년 6월의 ‘연평해전’과 같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사수한 전투인 점을 감안해 명칭을 바꿨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해전 명칭은 지명과 발생 순서에 의거해 부여해 온 것이 관례인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기존의 연평해전은 ‘제1 연평해전’으로 불리게 됐다.
서해교전은 2002년 6월29일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남북간에 벌어진 무력 충돌로 해군 6명이 전사했다.
이번 명칭 변경은 이명박 정부의 ‘서해교전’ 추모 강화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앞서 국가보훈처는 서해교전 추모행사를 정부 주관으로 격상해 치르기로 한 바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서해교전은 남과 북이 충돌했다는 사실만을 알리는 중립적 명칭인 반면, 해전은 해상에서 국가전략을 달성하기 위한 전쟁을 지칭한다는 차이가 있다”며 “특히 전사장병의 유가족을 중심으로 북방한계선을 지켜낸 전투인 만큼 승전의 의미가 분명히 드러나는 해전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온 점을 고려해 명칭을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6월 남북간 해상 무력충돌이 서해교전으로 불리게 된 것은 9일간 지속된 1999년의 연평해전과 달리 전투시간이 24분으로 짧았다는 점이 우선적으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또 당시 무력충돌의 피해가 커 승전으로 기리기 어렵다는 사회 일각의 정서와 진전된 남북관계를 반영해 전투 주체를 부각시키지 않는 중립적 명칭이 선호된 점 등도 배경으로 꼽힌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