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탈북자 대체 용어로 선정한 새터민(새로운 터전에서 삶의 희망을 갖고 사는 사람)에 대해 탈북자 관련단체들과 언론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새터민에 대한 언론 보도는 ‘어감이 생경하다’ ‘말만 바꾼다고 탈북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바뀌나’ 등 회의적이었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는 12일 논평을 발표해 “정부가 남북관계를 의식해 ‘탈북자’라는 명칭을 변경하려고 한다면 명칭 변경에 적극 반대한다”며 “차라리 탈북자란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그렇게 절박하게 중요하지도 않는 일에 공들일 시간이 있다면 해외체류 탈북자들에 대한 보호와 지원대책 마련에나 신경쓰라”고 주장했다.
탈북자 관련단체들은 새 용어로 자유민, 통일인을 선호했으나 정부는 정치적 이미지가 너무 강하고 지칭 대상의 범위가 한정적이고 성격·특징을 대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새터민이 어색한 것은 귀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인데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며 “자유민·통일인이란 용어에 대해서는 ‘그럼 남쪽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비자유민, 반통일인이냐’는 반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용어를 바꾼 참에 ‘새터민’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편견을 없애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며 “새 용어에 대해 어느 정도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면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으로 부처간 정책 협의나 공문서에서 북한이탈주민(탈북자) 대신 새터민을 쓰기로 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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