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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통행제한 주의 사전에 듣지 못했다”

등록 2008-07-13 21:06

돌아온 관강객들 ‘현대아산 안전교육 소홀’ 지적
해수욕장 출입 제한시간 통제인원도 배치안돼
금강산 관광객 박아무개씨 피격 사망 사건과 관련해 관광 사업자인 현대아산의 사전·사후 조처가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무엇보다 위험한 군사경계구역으로의 관광객 통행을 실질적으로 통제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씨는 숙소인 비치호텔을 나와 해수욕장을 거쳐 군사경계구역으로 넘어갔다가 숨졌다. 비치호텔에서 706m 거리에 있는 해수욕장은 오전 6시부터 밤 11시까지 운영되며 이후에는 출입이 제한된다. 그럼에도 그 외 시간대에 비치호텔과 해수욕장 사이 왕래를 통제하는 인원은 배치돼 있지 않다. 10여명으로 구성된 안전관리팀이 야간에 순찰을 돌 뿐이다. 관광객들이 언제든지 야간이나 새벽 시간대에 해수욕장으로 드나들 수 있는 구조다.

해수욕장과 펜스를 사이에 두고 맞붙은 군사경계구역으로의 통행 제한 조처도 철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목격자들은 펜스가 바다 쪽으로 깊숙이 치어져 있지 않아 썰물 때는 물이 빠진 개펄 쪽으로 펜스를 우회해서 경계지역을 드나들 수 있다는 진술을 하고 있다. 금강산을 수십 차례 다녀온 한 산악 전문가는 “펜스가 모래사장 쪽으로는 이어져 있지 않아, 북쪽 제재가 없으면 고성읍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전수칙을 적절하게 교육했는지도 의문스럽다. 박씨와 함께 금강산을 다녀온 관광객들 일부는 남쪽으로 돌아와 취재진들에게 “피격 장소인 해안에 가지 말라는 경고를 듣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강산에서 구조대로 활동한 또 다른 산악 전문가는 “통상 관광조장들이 이동 구간에 항상 강조하는 게 ‘통제구역에는 가지 말라’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관광객들은 바깥 풍경 등에 관심을 두다 보면 새기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 내용에서도 군사경계지역으로 넘어갈 경우 총격을 받을 수 있다는 위험성까지 충분히 알려 관광객들의 주의를 환기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건 발생 뒤 현대아산의 대처가 적절하지 못했다는 점도 비판 대상이다. 특히 11일 오전 9시20분께 관광객 피격 사망 사실을 알고도 이날 오후 3시30분께 예정된 관광객 302명을 그대로 북쪽으로 들여보낸 것은 너무 안이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강산에 있는 관광객들에 대해서도 즉각 상황을 알리지 않고 예정된 관광일정이 끝난 오후 4시께야 피격 소식을 전했다.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은 “심사숙고하고 관계 당국과 협의 및 조율을 하느라고 시간이 걸렸다”며 “방침이 정해지자마자 관광객에 사실을 전하고 원할 때 나올 수 있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관광객의 안전과 관련된 중대한 문제가 발생했는데도, 관광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채 정부 지침만을 기다리며 일정을 강행한 것은 관광객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밖에 북쪽한테서 오전 9시20분에 사건을 통보받고 11시30분이나 되어 통일부에 보고한 과정도 신속하지 못했던 것으로 지적된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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