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건강상태 또 언급…2달만에 민간단체 방북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중국과 미국, 북한 당국자들이 좀더 구체적인 언급을 하고 나섰다.
중국 공산당의 류훙차이 대외연락부 부부장은 지난 16일 일본 방문 중 오타 아키히로 공명당 대표와의 면담에서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나쁘지는 않을 수 있다. 분명한 사정을 알 수는 없지만 김 위원장은 아마 당분간 요양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건강이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고 했지만, 김 위원장 건강이 좋지 않음을 확인한 셈이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6자 회담이 고비에 처할 때마다 평양을 방문해 막후 조정을 하는 등 북-중 연락 채널 구실을 해왔기에 그의 발언은 신뢰성이 있는 편이다.
런던을 방문 중인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북한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현재로선 김 위원장이 얼마나 아픈지, 상황이 어떤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는 19일 <와이티엔>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북한 상황이 위기인지 아닌지 추측하는 것은 약간 위험하다”는 신중한 자세를 보인 뒤 “북한의 주요 권력 기관인 노동당과 군부에서는 아직 상황이 안정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학봉 북한 외무성 미주국 부국장은 이날 판문점에서 열린 6자 회담 관련 경제·에너지 지원 실무협의 자리에서 ‘김 위원장 건강’을 묻는 기자 질문에 격앙된 목소리로 “우리나라 일이 잘되지 않기를 바라는 나쁜사람들의 궤변”이라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지난달 14일 이후 36일째 공개활동을 중단한 김 위원장은 ‘편지 정치’를 하고 있다. 지난 10일과 14일에 시리아와 러시아 대통령에게 생일 축전을 보낸 데 이어, 19일에는 북한 강원도 인민병원 의료진 등에게 감사 편지를 전달했다고 북한 언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정상적으로 국정을 수행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보여주려는 것이다.
한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일행 136명은 20일 오후 서해 직항로를 통해 평양 의약품 공장 준공식 참석차 북한을 방문한다. 이번 방북은 지난 7월 금강산 관광객 사망사건으로 민간 차원의 대규모 방북이 중단된 지 두 달 만이고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뒤 처음 이뤄지는데다, 10개 언론사 취재진이 동행해 주목된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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