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몇개월 심각 상황”
북한의 올해 곡물 생산량은 도정 전 기준 약 421만t으로, 수입분을 고려해도 식량 회계연도인 올해 11월부터 내년 10월까지 약 83만6천t이 부족할 것이라고 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8일 밝혔다.
두 기구는 지난 10월9~24일 북한에서 진행한 곡물 생산량 실사에 기반해 곡물 생산량과 부족량을 추계했으며, 이 결과를 이날 식량농업기구 누리집에 공개했다.
북한의 내년 곡물 부족량은 지난해 식량농업기구가 추정한 올해 부족분 166만t(생산량은 360만t)보다는 줄어든 것이다. 북한은 평균 해마다 100만t 안팎의 곡물 부족을 겪어왔다. 그러나 올해 생산량 역시 최소한의 필수 소요량에 크게 모자란다. 식량농업기구는 “북한은 올해 곡물 성장기에 날씨가 좋았지만 비료와 연료 부족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몇 달 동안 북한은 심각한 식량 위기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기구는 특히 북한 주민의 약 40%인 870만명에게 긴급한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며, 어린이나 임산부, 노인 등이 가장 취약한 계층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두 기구의 북한 식량 추계를 공식 통보받는 대로 관계부처 검토와 협의를 거쳐 국제기구를 통한 식량 지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아직 공식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국제기구의 추계 결과를 검토하고 국민 여론을 고려해 정부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지난 3일 국회 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이번 달 세계식량계획이 북한의 식량 사정 평가 결과를 제출하면 자료를 토대로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이 (남북관계) 차단 조처를 하는 상황에서 신중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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