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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말문 연 김정남…속뜻은 아리송

등록 2009-01-27 19:54

김정남(38)
김정남(38)
“후계자는 아버지가 결정” “관심 전혀 없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38)씨가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후계 문제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비교적 ‘친절’하게 답했다. 김씨는 그동안 외국에서 기자들에게 포착된 경우에도 후계 문제에 관한 질문엔 거의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아버지의 건강과 후계 문제가 국제적 관심사로 떠오른 민감한 시점에 그가 이례적으로 말문을 연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김씨는 이날 북한 고려항공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한 뒤 서우두 공항과 숙소인 쿤룬호텔에서 잇따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이미 알려진 대로 이번에도 평양투가 아닌 유창한 서울말씨였다. 그는 후계 구도에 관한 물음에 “그것은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아버지께서만이 결정하실 것”이라고 거듭 ‘아버지의 결정’을 강조했다. 동생인 김정운이 후계자가 될 것이란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선 “어떤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 “그것은 동생에게 직접 물어보라”고 했다. 또 후계 구도에 대해 “결정되기 전에 가정하고 상상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후계자 문제에 관심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본인은 관심이 전혀 없다”고 물러섰다.

김씨의 언급을 두곤 여러 해석이 나온다. 한쪽에선 그의 얘기가 원론적인 것이라 확대 해석은 무리라고 본다.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김씨는 자신의 처지에서 할 수 있는 정답을 얘기했다”며 “아버지가 결정한다는 기본적 원칙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후계 구도와 관련해 자신의 속내를 우회적으로나마 드러낸 것으로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후계 구도와 관련한 질문을 물리치지 않고 굳이 공개적으로 답한 배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답변을 한 자체가 후계 구도에서 그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드러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씨 자신은 관심이 없다면서도 ‘아버지의 뜻’을 강조하고 있다”며 “아버지 뜻이 자신에게 있다면 안 받을 수 없지 않으냐는 것으로도 볼 수 있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반대쪽 풀이도 나온다. 김정운 등 경쟁자를 향해 ‘나는 권력에 관심이 없으니 나를 제약하지 말라’는 뜻을 전하려 했다는 것이다.

김씨가 후계 문제에 대해 대답을 회피하지 않아도 될 만큼, 북한 내부에서 이 문제와 관련한 일정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손원제 기자, 베이징/연합뉴스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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