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루이 면담때 머리·왼손 정상적”
최근 북한을 방문한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면담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서 뇌수술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9일 북-중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 위원장은 지난달 23일 왕 부장을 면담할 당시 가발을 쓰지 않았으며, 뇌수술을 받았다는 특별한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뇌수술을 받았으면 귀 위에 자국에 나게 마련인데 그런 자국이 없었다”며 “머리칼을 자른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후진타오 주석의 친서가 든 봉투를 두 손으로 받는 등 왼손을 큰 무리없이 썼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왼손이 특별히 부은 것으로 보이진 않았다”며 “사진에서 그렇게 보인 것은 왼손을 가까이서 찍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왕 부장과 악수할 때는 오른손만 썼는데, 여기서도 악력이 느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과 왕 부장의 만남은 회담 2시간, 오찬 3시간 등 모두 5시간 정도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당시 도수가 상당히 높은 북한산 ‘맑은 술’을 마셨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소식통은 “김 위원장과 왕 부장이 같은 병에 든 술을 따라 마셨다”며 “김 위원장이 꽤 술을 마셨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5시간 내내 허리를 펴고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으며, 명확한 발음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왕 부장은 방북 기간에 줄곧 숙소인 백화원에 머물면서 이곳에서 김 위원장을 면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귀국 전날인 23일 평양 시내의 백두산건축연구소를 방문한 것을 제외하고는 현장 방문도 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왕 부장과의 회담에서 “한반도 정세의 긴장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신화통신>의 보도 외에 한반도 정세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들은 김 위원장이 후 주석의 방중 초청을 받아들였지만, 실제로 올해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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