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가족모임,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16일 오전 경기 파주시 임진각 자유의 다리 위에서 북한돈 5000원권 지폐 30장과 대북전단 2만장을 매단 대형 풍선을 북쪽 하늘을 향해 띄워올리고 있다. 파주/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위법 ‘북한돈 삐라’ 보름 가까이 방치
살포 재개되자 뒤늦게 “사법처리” 뜻
살포 재개되자 뒤늦게 “사법처리” 뜻
대북전단 살포 활동을 벌여온 납북자가족모임과 자유북한운동연합은 16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전단 살포를 재개했다. 이들은 특히 정부 승인없이 들여온 북한돈 5000원권 지폐를 전단에 동봉했다. 두 단체 회원 10여명은 이날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자유의 다리에서 북한돈 5천원권 지폐 30장과 대북전단 2만장을 대형 풍선 2개에 실어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 이들은 애초 북한 지폐 420장(우리돈 80만원 상당)과 전단 10만장을 띄워 보낼 예정이었으나 바람의 방향이 맞지 않아 계획을 수정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북한이 김정일 생일날 주민들에게 선물을 주던 것이 생각나 돈을 함께 살포하는 계획을 마련했다”며 “바람 방향이 바뀌면 못날린 돈과 전단을 마저 날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 화폐를 무단반입해서 살포할 경우 관련조처가 불가피하다”며 경찰 수사 등 사법처리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는 두 단체가 지난 2일 북한 돈을 무단 반입해 공개한 뒤 보름 가까이 사실상 방치해오다 뒤늦게 ‘법적 조처’를 표명한 것이어서 ‘정부가 반북 보수층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남북교류협력법은 승인없이 북한 돈을 반입한 경우 살포와 상관없이 3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우리는 북에 있는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될 것 없다”며 “경찰 조사에도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