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 사이 장성급 회담이 열린 6일 오전 판문점에서 이창현 공군 준장(오른쪽 두번째) 등 유엔사 대표들과 곽철희 북한군 소장(이 준장 맞은 편) 등 북쪽 대표들이 마주앉아 이야기하고 있다.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유엔군-북한 6일 장성급회담
북한이 키리졸브 훈련 기간(9~20일)에 동해 영공을 통과하는 민항기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선언한 가운데 6일 열린 유엔사-북한군의 장성급 회담에서 유엔사는 북한의 조처를 두고 “비인도적 처사”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유엔사는 이날 판문점에서 열린 제16차 장성급 회담에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이) 매우 부적절하다”며 “북한은 이를 즉시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북한은 ‘키리졸브 훈련으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며 훈련 중단 요구로 맞섰다. 북한은 또 <중앙통신>을 통해 이 훈련 철회 여부를 보고 미국 오바마 정부의 새 대북 정책을 판단하겠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날 통일부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어 “국제 항공규범에 따라 운행되는 민간항공기의 정상적 운행을 군사적으로 위협하는 것은 국제규범에 위배됨은 물론 비인도적 처사”라며 “민간항공기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의 발표 직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2개 항공편을 우회조처했다”며 “항로 우회조처가 언제 끝날지는 상황을 봐가며 검토·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의 조처에 대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문제제기를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비행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운항 스케줄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30~60분 정도 운항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급하게 환승하는 승객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편도 기준으로 일주일에 각각 74편과 19편의 여객기를 일본 영공으로 우회하게 된다. 이에 따라 기름값 등으로 편당 300만~400만원의 추가 비용이 든다고 두 항공사는 밝혔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조평통의 성명에 대해 “도발행위를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든 두기드 국무부 부대변인은 5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북한의 위협은) 분명히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한은 6자 회담을 이행하기 위해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철 이용인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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