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구축 표시” 해석…한국, 발사 1시간전 전달받아
북한이 지난 5일 장거리 로켓 발사에 앞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에 발사 사실을 미리 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6일 “북한이 미·중·러 3국에 미리 로켓 발사 사실을 통보했다”며 “지난 2006년 미사일 발사 때는 중국에도 미리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중·러 3개국에 알린 내용은 “대략 몇 시 이후 발사하겠다”는 것으로,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통고한 발사 시점(4월4∼8일)보다 더욱 구체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미국 쪽으로부터 발사 한 시간 전쯤에 이런 사실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주한 미국대사관 쪽이 오전 10시를 조금 넘어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한테 연락해 ‘오늘 발사한다’는 내용을 통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애초 북한의 로켓 발사 직후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려던 계획을 바꿔, 발사 30분 전인 5일 오전 11시에 이를 긴급 소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특히 미국 정부에 로켓 발사 사실을 미리 통보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이름을 밝히지 말라는 국책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사전 통보는 정치·군사적으로 신뢰 구축의 가장 기본적인 단계에 해당한다”며 “미국의 신중한 대응을 유도하며, 조속히 미국과 양자 협상으로 가자는 정치적 신뢰 구축의 표시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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