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로켓 발사 이후] 북한만 “성공” 주장 왜?
9일 12기 최고인민회의 회의
성공여부확인 기술력은 없어
9일 12기 최고인민회의 회의
성공여부확인 기술력은 없어
북한의 나 홀로 ‘위성 발사 성공 자축’이 이어지고 있다.
신선호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는 5일(현지시각) 뉴욕의 대표부 사무실로 출근하는 도중 기자들로부터 위성 발사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행복하다. 매우 매우 성공적이다. 여러분들은 반드시 축하해야 한다”고 답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6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5일 인공위성 발사 전 과정을 지켜본 뒤 대만족을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다른 북한 방송과 신문들도 5일에 이어 이틀째 ‘위성 발사 성공’을 반복해 내보냈다.
북한은 위성을 쐈지만, 정작 성공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기술적 수단은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에서 위성궤도 진입까지 모든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광대역 레이더망이 없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인 레이더 감시망을 갖춘 미국은 위성이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성공 주장은 국내정치적 이유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본다.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9일 12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에서 김정일 3기 출범을 앞둔 체제 정당성 과시와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향한 희망 고취 등의 이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북한 매체들은 “2012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어제끼기 위한 격동적인 시기에 이번 위성 발사 성공은 우리 인민을 크게 고무하고 있다”며 위성 발사를 내부 결속에 직결시켰다.
김 위원장이 ‘위성 발사’라는 대규모 과학기술 개발 사업을 직접 지휘해 성공시켰음을 강조함으로써 지난해 ‘와병설’ 뒤 공개활동에 복귀한 김 위원장의 건재와 ‘영도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1998년 ‘광명성 1호’ 위성 발사 때도 북한은 국제사회의 ‘실패’ 평가에 아랑곳없이 ‘성공’을 주장하며 김정일 체제 출범의 상징적 ‘축포’로 활용한 바 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