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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 1년안 핵시설 모두 재가동”…‘외교 시간’ 짧으면 3달

등록 2009-04-16 19:30수정 2009-04-16 22:15

영변 핵시설 재가동 때 북한 조처 비교
영변 핵시설 재가동 때 북한 조처 비교
플루토늄 재생산에 3달…‘영변’ 완전복구는 1년
이번 성명뒤 빠른 행보…상황악화 전 ‘대화’ 필요
북한은 지난 14일 발표한 외무성 성명에서 불능화 작업이 진행 중인 영변 핵시설들을 원상복구해 재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뒤집어 보면, 북한이 플루토늄을 재처리하고 핵시설을 재가동하는 데까지 걸릴 물리적 시간은 미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외교의 시간’이기도 한 셈이다.

북한이 선언한 핵시설 정상가동 조처와 관련해 핵심 관심사는 사용후 연료봉을 재처리하는 시설(방사화학실험실)이라고 할 수 있다. 사용후 연료봉을 원자로에서 꺼내 화학공정을 통해 재처리하면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은 원자로에서 8000개의 연료봉 가운데 6500개를 인출하는 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대략 한두달 정도면 북한이 재처리시설을 재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남북협력팀장은 16일 “사용후 연료봉을 집어넣는, 재처리시설의 투입 장치를 떼어내 불능화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두달 정도면 복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처리시설의 핵심인 방사능 유출 차단장치(핫셀)는 방사능 수치가 워낙 높아 손을 대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용후 연료봉 투입 장치를 한두달 동안 수선한 뒤, 사용후 연료봉 8천개를 모두 꺼내 무기급 플루토늄을 만드는 데는 석달 정도가 걸린다. 이렇게 되면 네다섯달 안에 핵무기를 한두개 정도 만들 수 있는 양의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재처리시설과는 별개로,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를 복구하려면 1년 남짓 걸릴 전망이다. 현재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5메가와트 원자로용 미사용 연료봉은 2400개에 불과해 원자로에 연료봉을 채워넣으려면 우라늄을 채굴해 정제해야 하고, 지난해 6월 폭파시킨 냉각탑도 다시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춘근 팀장은 “원자로와 재처리시설을 동시에 복구하기 시작하면 1년 안에 모든 핵시설을 재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북한이 미국 등 관련국의 반응을 봐가며 핵시설 복구 과정을 단계마다 쪼개는 전략으로 시간을 끌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복구 과정이 길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 14일 유엔 안보리의 의장성명에 대응해 취한 조처를 보면 속도가 전례없이 가파르다. 북한은 의장성명을 발표한 당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요원 및 미국 전문가들에게 북한을 떠나라고 명령했다. 이에 비해 지난 2002년 제2차 북핵위기가 발발했을 때는, 같은해 12월12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한 핵동결 해제 선언 보름 뒤인 27일 사찰단을 추방한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추가적인 상황 악화 조처를 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오기 전에 대화 국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북한의 말을 ‘뻥’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며 “재가동까지 걸리는 기술적 시간을 고려해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미국이 대화 의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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