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열릴 개성공단 남북 당국자 접촉은 남쪽 사람으로선 최장기 ‘억류’ 상황을 맞고 있는 현대아산 직원 ㅇ씨 사건의 처리 향방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달 30일 ‘체제 비난과 탈북 유인’ 혐의로 연행된 ㅇ씨는 21일이면 억류 23일째를 맞는다.
당장 정부는 이 문제를 21일 접촉의 핵심 협의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은 19일 “이번 접촉의 의제와 관련해, 우리 쪽은 국민의 신변 안전과 개성공단의 안정적 발전이 주요한 관심사항”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선 21일 북쪽이 통지하겠다고 밝힌 개성공단 관련 ‘중대 문제’에 ㅇ씨 사안도 들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통보 주체가 공식적 ㅇ씨 조사 부서인 출입국사업부가 아닌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라는 점에서 ㅇ씨 문제가 북쪽이 제기할 핵심 사안은 아닐 거라는 관측도 많다. 다만 이때도 21일 접촉 결과 남북관계가 출구를 찾지 못할 경우 ㅇ씨 문제도 추가 지연이나 ‘조사를 위한 평양 이송’ 등의 후폭풍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ㅇ씨가 연행된 뒤 정부는 접견권 보장을 요구해 왔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ㅇ씨 사건은) 해당 기업이 더욱 적극적으로 북쪽에 요구해야 하고, 정부도 국제사회와 공조해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정부는 중국 등을 통한 외교적 해결 노력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기업’인 현대아산 조건식 사장은 지난 3일부터 14일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개성공단을 방북했다. 14일부터는 아예 개성공단에 묵으며 접견·석방 교섭을 하고 있다. 그러나 북쪽은 조 사장에게 “남북 체류합의서에 ‘접견권’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며 접견을 불허했다. 다만 여러 경로를 통해 “ㅇ씨는 신변과 건강, 숙식 등에 불편없이 지내고 있다”고 알려왔다. 손원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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