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개성 접촉이 별성과 없이 끝난 뒤 22일 오후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황해북도 개풍군 관산반도 일대에서 북한 주민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파주/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현인택 통일도 “신중 검토”
정부가 지난 21일 북한 쪽과 개성접촉 이후, 남북대화를 이어가는 쪽으로 기조를 잡고 향후 대응방안 마련에 나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2일 “북한의 의도에 대해 분석작업이 진행될 것이나, 기본적으로 (북한이) 판을 다 깨자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어떻든 대화의 모멘텀(계기)이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북한에 끌려다니지는 않는다는 게 우리 정부의 일관적인 원칙”이라면서도 “그러나 강경 일변도가 능사가 아니기 때문에 유연하고 탄력있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북쪽은 21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접촉 때 “개성공단 사업을 위해 남쪽에 주었던 모든 제도적인 특혜조처들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한다”며, 이를 위한 협상을 시작하자고 통보했다고 정부는 밝혔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나와 “현대아산 및 공단 입주기업과의 의견수렴을 통해 (북쪽의 재협상 요구를)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쪽의 제의를 거부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쪽이 21일 개성접촉에서 개성공단에 사실상 장기 억류 상태인 현대아산 직원 ㅇ씨의 접견권 보장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 정부는 유엔 인권이사회에 ㅇ씨 문제를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 장관은 “북쪽으로부터 (신변 안전 보장에 관한) 확실한 답변이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가 남북대화 유지로 방향을 잡으면서 대량파괴무기 확산방지구상(PSI·피에스아이) 전면 참여 발표 시점이 상당 기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호들갑 떨 문제가 아니므로 진중하게 (결정)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한편, 로버트 우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 직무대행은 21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 개성접촉 결과를 아직 전해듣지 못했다고 전제한 뒤 “우리는 남북간에 대화가 이뤄지는 것을 보기 원한다고 꽤 오랫동안 말해왔다”며 “남북간 미래의 대화가 성과를 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용인 황준범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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