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마친 라브로프, 유명환 장관과 회담
“북한이 당장은 6자회담에 복귀할 의사가 없다.”
평양을 거쳐 24일 서울에 도착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평양 방문 때 별도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해,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을 에둘러 언급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23~24일 방북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의춘 외무상과 면담했다. 라브로프 장관의 평양 방문은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첫 6자회담 참여국 고위 인사의 방북으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라브로프 장관의 이런 발언으로 미뤄 볼 때, 북한이 이른 시간 안에 협상 국면으로 전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로켓 발사를 둘러싼 한-러 간의 이견도 적잖이 노출됐다. 라브로프 장관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두고 “제재는 비건설적”이라며 반대 뜻을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채택한 의장성명에 대해서도 “제재에 대한 사항이 전혀 없다”며, 한국·미국·일본과 해석을 완전히 달리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또 북한뿐만 아니라 6자회담 관련국들도 자기들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밝혀, 대북 에너지 제공을 연기하거나 거부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태도를 꼬집었다.
그는 또 “이웃 나라에서 앞으로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그런 발언까지 나오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주장해, 일본 안에서 거론되고 있는 핵무장론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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