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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 “미 기자 2명 재판회부”

등록 2009-04-24 19:26수정 2009-04-24 22:41

향후 처리 북한법보다 북-미관계에 좌우될듯
북한이 자국 안에 억류하고 있는 미국 여성 언론인 2명을 재판에 회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북한이 이 사건을 북-미 관계의 현안으로 부각시키겠다는 의도가 좀더 분명해진 것으로 보인다. 냉랭한 지금의 북-미 관계로 미뤄볼 때 여성 언론인들의 조기 석방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해당기관은 미국 기자들에 대한 조사를 결속했다(끝냈다)”며 “해당기관은 확정된 미국 기자들의 범죄자료들에 기초해 그들을 재판에 회부하기로 정식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커런트텔레비전> 소속 한국계 이은아씨와 중국계 로라 링 기자는 지난달 17일 두만강 쪽 북-중 국경지역에서 탈북자 관련 취재를 하다 북한 당국에 붙잡혀 억류됐다.

북한은 이번에 구체적인 조사 결과나 혐의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다만 지난달 31일 북한 당국이 중간 조사 결과라며 “불법 입국과 적대행위 혐의가 확정됐다”고 밝힌 사실에 비춰보면, 재판 회부 때에도 같은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형사소송법 절차대로 재판이 진행된다면, 두 언론인은 앞으로 두달 안에 재판을 끝내고 수감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재판은 3심제인 남한과 달리, 2심으로 끝난다. 1심 재판을 위해 구속할 수 있는 기간은 25일이며, 피의자가 항소할 경우에도 2심 재판을 25일 안에 마쳐야 한다. 따라서 1심과 2심을 더하면 재판에 걸리는 기간은 50일 정도다.

아울러 미국 언론인들이 받고 있는 “적대행위” 혐의는 “5년 이상 10년 이하의 로동교화형”에 해당하며, “정상이 무거운 경우”엔 “10년 이상의 로동교화형”에 처하게 돼 있다.

그러나 미국 언론인들의 장기 수감 여부는 이런 북한법 절차보다는 향후 북-미 관계라는 정치·외교 변수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 이번 발표는 억류 사건을 북-미 간 현안으로 밀어올리려는 북한의 의도가 구체화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우선, 발표 시점이 예사롭지 않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22일(현지시각)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 정권의 오락가락하고 예측할 수 없는 행동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발언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제재에 앞장서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과도 연관을 지을 수 있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북한의 기소 방침은 북한이 지난 5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이후 미국과 북한 사이 긴장이 높아진 시점에서 나온 조처”라며 북-미 관계 악화를 기소의 한 원인으로 꼽았다.

북쪽이 미국 여성 언론인 2명의 상황 변화를 거듭 공개해가며, 조용한 해결을 바라는 미국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자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여기는 미국의 가장 예민한 곳을 건드리며 단계적으로 압박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는 것이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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