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류 O씨 석방 난망
현대아산 직원 ㅇ씨가 개성공단에서 북한 당국에 연행된 지 15일로 47일째를 맞았지만, 정치적 사안과 인도주의적 사안을 연계하는 남북 양쪽의 꽉 막힌 태도 때문에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북쪽이 이날 남쪽에 보낸 통지문에서 ㅇ씨에 대해 “현대아산 직원의 모자를 쓰고 들어와 우리를 반대하는 불순한 적대행위를 일삼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힌 점에 비춰, 평양으로 데려가 기소-재판 절차를 밟으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물론 북쪽이 ‘출입·체류에 관한 합의서’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그간의 태도를 명시적으로 바꾸지 않은 만큼, ‘평양 소환’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북쪽은 개성시내 자남산여관에 억류하고 있던 ㅇ씨를 최근 군부대로 이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쪽이 ㅇ씨 억류 장소와 주체를 바꾼 배경은 불분명하다. 다만 최근 북쪽의 강경한 행보에 비춰 ‘ㅇ씨 억류 카드'의 효과를 더 높이려는 포석일 가능성이 있다. ㅇ씨한테는 지금까지 옷가지와 가족들의 편지가 몇 차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ㅇ씨의 답신은 한 차례도 없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쪽은 ㅇ씨 문제를 남쪽의 대북 강경정책 전환을 위한 압박카드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략적 사안과 인도주의적 사안은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차 개성접촉 일정과 ㅇ씨 문제를 연계한 남쪽 정부의 태도에 대해서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쪽이 남쪽에 반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개성접촉과 연계시킨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용인 이제훈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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