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련 기관지 “오바마 정부, 북미관계 새기틀 마련해야” 촉구
북한의 대외적 입장을 비공식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23일 “변화를 제창하는 미국의 오바마 정권이 출범했지만 조-미관계는 부시정권 말기보다 더 악화되고 있다”며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현재의 악화된 북미관계를 개선하려면 “대담한 접근법“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적대시 정책에 변화 없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바마 정권은 6자회담의 기초를 허물어버린 채 조선(북한)이 핵 억제력을 보다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을 내버려두고 있다”며 “미국의 대북 외교는 눈앞의 현실에 대한 임시방편이 있을 뿐 변화는 구호만으로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특히 “올 1월 오바마 정권 출범을 앞둔 시점에서 조선외무성은 6자회담과 9.19 공동성명에 근거해 조선 쪽이 종래의 협상을 유지해 갈 의향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북한 쪽의 대화 의향을 강조하며 미국의 자세 변화를 촉구했다.
신문은 이어 “그런데 최근 외무성 대변인이 비핵화 염원이 영원히 사라졌다고 단언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면 대담한 접근법의 채택이 불가피하다”며 ”미국 쪽에서 상당히 뚜렷한 정책전환 의지를 전달해야 조선(북한)쪽이 대화를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오바마 정권은 클린턴, 부시 시절의 대조선 정책에서 교훈을 찾을 뿐 아니라 새로운 높이에서의 대화의 기초를 마련해야 할 처지”라고 전제한 뒤 “조선이 핵무기를 가진 현 시점에서는 과거의 페리보고서를 기계적으로 적용할 수도 없다“고 신문은 주장했다.
신문은 “오바마 정부가 6자회담 복원을 목표로 관계국들과의 입장 조율을 하고 있지만 현실에 동떨어진 외교적 행보는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며 “조선이 핵 억제력 강화노선으로 되돌아간 이상 이제는 과거의 연장선에서 비핵화 문제를 논할 수 없게 되었다”고 말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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