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원폭 능가…러시아 “TNT 2만톤 위력”
북한 핵의 폭발력이 2년7개월여 만에 더 커지고 세졌다. 북한이 25일 오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전격 실시한 2차 핵실험의 위력은 1차 때를 15~30배가량 능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잠정 추계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이날 오전 9시54분께 감지한 길주군 지역의 지진파는 리히터 규모 4.4에 이른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도 같은 시각 북한 김책시 북서쪽 75㎞ 지점에서 규모 4.7의 지진파를 탐지했다고 <시엔엔>이 보도했다.
이번에 감지된 인공지진 규모는 2006년 10월9일 이뤄진 1차 핵실험 때 지진 규모 3.9보다 0.5~0.8가량 크다. 1차 핵실험 때 지진 규모는 핵실험 직후 3.58로 추정되다가 나중에 3.9로 수정됐다. 지질자원연구원의 한 전문가는 “인공지진의 폭발에너지 환산식을 따르면, 지진 규모가 1 커질 때 폭발에너지는 32배가량 커진다”며 “정확한 계산에 필요한 다른 변수들을 빼고 지진 규모 수치만 놓고 보면, 지진 규모가 0.5 더 커질 때 폭발에너지는 15~20배가량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미국 추정처럼 지진 규모가 4.7이라면 1차 때보다 30배 가까이 커진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이날 2차 핵실험의 폭발력이 20킬로톤(kt·1kt은 TNT 폭약 1천t의 폭발력)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보도했다. 1945년 투하된 히로시마 원자폭탄(15kt)보다 더 강하다. 1차 핵실험 때는 북한은 애초 4kt의 폭발력을 기대했으나 실제는 0.4~1kt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폭발력의 차이는 1차 핵실험 때 사용된 플루토늄의 일부만 폭발했으리라는 추정이 나온 것과 달리, 이번엔 실험용 플루토늄 전부가 폭발에 성공했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러나 1차 때보다 더 많은 플루토늄을 실험에 썼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1차 핵실험에 플루토늄 5~8㎏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손원제 오철우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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