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에 즉답 피하다 개성회담 일정 잡히자 “못간다”
11일 열리는 6·15 공동선언 9돌 기념행사에 정부를 대표하는 하객은 참석하지 않는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물론 홍양호 차관도 참석 계획이 없다. 축전이나 화환 전달 등도 이뤄지지 않는다.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9일 오후에 6월11일 개성실무회담 일정과 겹치기 때문에 장관 참석이 어렵다는 뜻을 (행사 주최 쪽에) 전달했다”며 “차관 등의 대리 참석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통일부의 이런 태도는 일면 수긍되는 점이 있다. 한 당국자는 “행사가 오후 6시에 시작되는데 그 시간엔 남북회담이 막바지에 접어들어 장관의 결정과 지휘가 꼭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장·차관이 다 안 가는 것은 6·15선언으로 집약되는 대북화해협력정책에 대해 현 정권이 부정적이라는 인식을 북한한테 줘,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현 정부의 통일정책인 ‘비핵·개방 3000’을 입안했던 현 장관은 취임 후 6·15 선언과 10·4 선언을 존중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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