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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 예상밖 ‘고율 베팅’…정부, 아직은 “협상용” 평가

등록 2009-06-11 19:21수정 2009-06-11 23:46

김영탁(가운데)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 대표를 비롯한 남쪽 대표단이 11일 오후 개성에서 남북 당국간 2차 접촉을 마친 뒤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로 돌아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라산/이정아 기자 <A href="mailto:leej@hani.co.kr">leej@hani.co.kr</A>
김영탁(가운데)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 대표를 비롯한 남쪽 대표단이 11일 오후 개성에서 남북 당국간 2차 접촉을 마친 뒤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로 돌아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라산/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시한 제시않고 “계속 협의하자” 비쳐
정부 “북 방안대로면 공단 존속 어렵다”
일부선 “협상 여지 별로 없어” 비관도
북한이 11일 열린 2차 개성접촉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고율의 임금 및 토지임대차 비용 인상방안을 내놓았다. ‘협상용’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이후 개성공단의 장래에 만만찮은 험로를 펼쳐보인 셈이다.

북한은 이날 개성공단 안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서 오전과 오후 두차례 열린 접촉에서, 임금을 월 300달러로 올리고 개성공단 1단계 100만평의 토지임대료도 5억달러로 31배 올려받겠다고 밝혔다. 토지사용료도 평당 5~10달러씩 받겠다고 통보했다.

개성공단 초기 계약과 북쪽의 새 요구 비교
개성공단 초기 계약과 북쪽의 새 요구 비교

남쪽은 이날 북쪽의 통보에 대해 일방적인 계약조건 변경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처음에 세게 조건을 부를 것이라는 점은 예상했던 바”라고 말했다. 김영탁 회담대표는 귀환 브리핑에서 “개발업자 및 입주기업들과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대처해나가기로 했다”며 “앞으로 긴 협상과정을 거쳐서 서로 합의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쪽도 이날 제시한 인상안이 최종적 결론이라고 강조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쪽도 언제까지 올려서 받겠다는 시한을 제시하진 않았고, 계속 협의하자는 입장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다음 접촉을 오는 19일 열기로 후속 일정도 잡았다. 정부 당국자는 “북쪽도 자신들의 방안대로라면 개성공단 존속이 어렵다는 점을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쪽이 △1만5천명 규모의 노동자 숙소와 탁아소 △출퇴근용 연결도로 건설 △노동환경 개선 및 용수시설의 안정적 관리운영 대책을 협의하자고 한 것도 개성공단의 유지에 관심을 두고 있음을 말해주는 정황이라고 통일부는 보고 있다. 김영탁 대표는 “오늘은 ‘나가도 좋다’는 얘기는 없었다”며 “나가라고 하는 뜻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쪽은 5월15일 대남 통지문에서 “개성공업지구의 남쪽 기업들과 관계자들은 우리가 통지한 사항을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며, 이를 집행할 의사가 없다면 개성공업지구에서 나가도 무방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북쪽이 후속협의 일정에 응한 것은 그때까지 남쪽의 답을 갖고 오라는 뜻일 가능성도 있다. 북쪽이 앞으로도 이런 태도를 고수한다면 남북간 합의서 위반 논란이 일 것이고, 협상의 여지도 별로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대다수 기업들은 결과적으로 철수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많다.

남쪽은 이날 현대아산 직원 ㅇ씨 문제 해결을 최우선 의제로 제기했다. 그러나 ㅇ씨를 접견하는 등의 실질적 성과는 내지 못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는 개성공단의 본질적 문제인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다른 문제를 협상하는 것은 개성공단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문제가 풀리지 않는 이상 북쪽과의 인상안 협의에 순순히 응하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다만 남쪽은 ㅇ씨 문제 해결을 협의 자체의 전제로 삼지는 않는다는 쪽이어서 접촉 모멘텀이 이어질 수도 있다. 김영탁 대표는 “ㅇ씨 문제도 포함하고 북쪽이 제기한 문제를 포함해서 꾸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남쪽은 또 개성공단 통행·통신·통관 등 ‘3통’ 문제 해결과 출입·체류 합의서에 따른 출입·체류 공동위원회 가동을 요구했다.

이제 개성공단의 장래와 ㅇ씨 문제는 19일 다시 열릴 후속접촉에서 남과 북이 어떤 대안을 모색할지에 좌우되게 됐다. 양쪽 다 약간의 시간을 번 셈이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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