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비 계획
[‘국방개혁 기본계획’ 살펴보니]
미사일 요격용 SM-3, PAC-3 등 도입 검토
근거리 효용 제한적…중국 의구심 커질수도
미사일 요격용 SM-3, PAC-3 등 도입 검토
근거리 효용 제한적…중국 의구심 커질수도
국방부가 지난 26일 국방개혁 기본계획에서 밝힌 북한 핵·미사일 대비책이 자칫 중국 등 주변국에 미국 주도 미사일방어(MD) 체제 참여 움직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방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대비 차원에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이지스함 탑재 해상요격유도탄 에스엠(SM)-3 등과 지대공유도탄 패트리어트(PAC-3) 미사일 등이 한국의 미사일방어 체제 참여의 첫 단추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기수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은 지난 26일 국방개혁 기본계획의 상세 내용을 설명하며 “북한의 2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을 계기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전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에프(F)-15케이(K) 전투기의 합동원거리 공격탄, 세종대왕함급 이지스함의 해상요격유도탄, 지상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등을 이용해 북한 미사일 발사기지를 타격하고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대비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구체적 설명이 이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이지스함 등에 탑재되는 해상요격유도탄으로 에스엠-3, 에스엠-6 미사일 또는 해상용 패트리어트(PAC-3) 미사일, 지상에서는 팩(PAC)-3급 이상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가 밝힌,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에스엠-3 등은 일반적으로 미사일방어 체제 참여의 첫 단추로 간주된다. 에스엠-3 등은 160㎞ 이상 고고도에서 탄도탄 요격이 가능하다. 한국이 미사일방어 체제에 참여해 중국, 북한이 미국을 향해 쏜 미사일을 요격하려면 100㎞ 이상 고도에서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이 전제돼야 한다.
김종대 월간 <디엔디 포커스> 편집장은 28일 “이런 무기 체계를 도입하면 한국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미사일방어 체제에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참여정부는 미국 주도 미사일방어 체제 참여로 해석돼 중국과 불필요한 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팩-3과 에스엠-3 대신 팩-2, 에스엠-2를 도입했다. 팩-2, 에스엠-2는 항공기 방어용이라 탄도탄 요격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국방부는 지난 26일 발표한 국방개혁 기본계획에서 전차·자주포 등 지상 전력 강화에 치중하고 해·공군 무기 도입 계획은 애초 계획보다 몇 년씩 늦추면서도, 북핵 위협 대비 명분으로 에스엠-3 미사일과 패트리어트 미사일 도입 검토 계획은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에스엠-3과 팩-3이 한반도 안보 환경에서 군사적 실효성이 있는지도 논란거리다. 휴전선에서 수도권이 50㎞ 안팎이라 요격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 탄도미사일 요격 성공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이 에스엠-3과 팩-3을 도입하더라도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고 중국 등 더 먼 거리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는 의미가 있다. 중국 쪽이 한국의 의도에 의구심을 품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천빙더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은 지난 3월 방한했을 때 ‘한국의 북핵 자위 차원 미사일방어 체제 참여’에 대해 “전략적 균형을 깨뜨릴 뿐 아니라 새로운 군비 경쟁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반대 뜻을 분명히 한 바 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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