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핵무장 이용 의혹” 되레 북한 자극
현대아산 경영난…국민 50% “재개 협상해야”
현대아산 경영난…국민 50% “재개 협상해야”
금강산관광 중단 1년
■기약없는 재개 전망 그로부터 1년, 금강산관광은 갈수록 재개를 기약하기 어려운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남북관계는 금강산관광 중단 뒤 악화일로를 걸었다. 금강산관광과 더불어 남북관계의 양대 버팀목 노릇을 해온 개성공단마저 통행차단과 제한, 현대아산 주재 직원의 억류 등으로 입지가 축소되고 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2차 핵실험 뒤 금강산관광을 바라보는 남쪽 정부의 시선은 한층 싸늘해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7일 외신 인터뷰에서 “(과거 정부가) 지난 10년간 막대한 돈을 지원했으나, 그 돈이 북한 사회의 개방을 돕는 데 사용되지 않고 핵무장을 하는 데 이용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금강산관광 등 북쪽으로 현금이 들어가는 남북협력 사업을 겨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9일 “우리 국민이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한데다 개성공단의 근로자가 억류된 상황에서 관광객 체류 안전에 대한 확실한 보장과 대책없이 관광을 재개하긴 어렵다”며 “더구나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이뤄지는 국면에서 현금이 들어가는 금강산관광을 조건없이 재개하긴 더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그나마 금강산관광을 여전히 남북관계의 상징으로 바라보는 국민 여론은 관광 재개 전망을 밝히는 유일한 등불이다. 현대경제연구소가 6~7일 실시한 여론조사(성인 남녀 507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4.4%)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56%는 ‘금강산관광이 그동안 남북관계 개선에 어느 정도 공헌했다’고 답했다. 또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조건으로는 ‘우선 북한과 재개 협상을 먼저 시작해야 한다’(49.9%)는 견해가 가장 많았다. ‘일단 재개 후 해결방안 논의’도 15.3%에 이르렀다. ‘북한의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는 원칙론은 35.2%였다.
■기로에 선 현대아산 금강산관광 중단으로 현대아산은 생존을 기약하기 어려운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 지난 1년새 세 차례 구조조정을 통해 직원 수는 지난해 7월 1084명에서 절반도 안되는 411명으로 줄어들었다. 2006년과 2007년 각각 145억원과 168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는 213억원의 적자를 봤다. 올해는 1분기에만 25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년 사이 금강산과 개성관광 중단으로 발생한 매출손실은 1536억원에 이른다.
금강산 입점 식당과 호텔, 위락시설 운영업체들도 관광 중단 뒤 549억여원의 매출 손실을 빚고 있다. 지난해 7월 완공한 12층 규모의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도 ‘개점휴업’ 상태다.
그래도 현대아산과 현대그룹은 관광 재개 희망을 거두진 않고 있다. 현정은 그룹 회장은 지난 5일 “대북 사업을 절대 포기하자 말자”고 했고, 조건식 아산 사장은 7일 “단 1%의 가능성이 있더라도 관광 재개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자”고 독려했다. 손원제 이정훈 기자 wonje@hani.co.kr
그래도 현대아산과 현대그룹은 관광 재개 희망을 거두진 않고 있다. 현정은 그룹 회장은 지난 5일 “대북 사업을 절대 포기하자 말자”고 했고, 조건식 아산 사장은 7일 “단 1%의 가능성이 있더라도 관광 재개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자”고 독려했다. 손원제 이정훈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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