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홍해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리고 있는 제15차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에서 15일 라울 카스트로 쿠가 국가평의회 의장(왼쪽),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가운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오른쪽)이 나란히 앉아 있다. 샤름 엘 셰이크/신화 연합
비동맹운동 정상회의…“주권부정 대화 있을 수 없어”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15일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북한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군축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며 6자회담은 영원히 끝났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이집트의 홍해 휴양지인 샤름 엘-셰이크에서 열린 제15차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에서 “주권과 평등에 대한 존중 원칙이 부정되는 곳에서는 대화가 있을 수 없고 협상도 있을 수 없다”며 “(6자)회담은…미국과 그에 순응하는 회담 참가국 중 다수가 이 원칙을 포기했기 때문에 영원히 끝났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이런 상황에서 (북한) 정부는 핵 억지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결정적인 조처들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은 장거리 로켓 발사를 비난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성명이 발표되자, 4월14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이런 (6자)회담에 다시는 절대로 참가하지 않을 것이며, 6자회담의 어떤 합의에도 더이상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영남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4월 외무성 성명의 연장선에 있다.
다만, 외교 의전상 북한을 대표하는 김 위원장이 국제회의 자리에서 공식 발언을 통해 6자 회담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강력하게 표시한 것은 ‘북-미 직접 대화를 통한 협상’이라는 북한의 구도를 부각키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집트와 인도, 유고슬라비아 등이 주도해 1955년 4월에 결성한 비동맹운동에는 아프리카 53개국, 아시아 38개국, 중남미 26개국, 유럽의 벨로루시 등이 정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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