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북-미 기싸움속 ‘협상 실마리’

등록 2009-07-24 19:18

ARF 폐막
북 대화의지 비친 상황서 ‘미-중 포괄적 패키지 조율’ 주목
지난 23일 폐막된 아세안지역포럼(ARF)에선 예상대로 한반도의 긴장된 정세를 풀 수 있는 결정적 계기는 마련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이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면서도 제재 국면에서 협상 국면으로 이행하는 데 필요한 카드의 일부를 내비쳤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가 있다. 최소한 앞으로 긴장이 더 고조될 가능성은 낮아진 셈이다.

이번 아세안지역포럼에서 북-미 사이의 접촉은 없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도 회의 참석 전부터 “북한 대표단과 접촉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도 박의춘 외무상 대신, 차관급인 박근광 본부대사를 보냈다. 양쪽 모두 이번 회의를 적극적인 접촉 또는 대화의 장으로 삼겠다는 생각은 없었던 것이다. 남북간에도 의미 있는 접촉은 없었다.

그러나 북-미 양쪽은 공개적인 기자회견 등을 통해 대화의 실마리를 풀 외교적 메시지를 상대방에게 던졌다. 클린턴 장관은 북한이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를 할 경우 북한에 ‘포괄적 패키지’를 제공할 수 있다며, “완전한 북-미 관계 정상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보장, 상당한 에너지·경제 지원 등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북한 대표단의 리흥식 외무성 국제기구국장도 기자회견에서 “(대화 여부는) 전적으로 미국에 달려 있다”면서도 “우리는 절대로 대화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당장 협상에 나서겠다는 뜻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열어둔 셈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협상 국면으로 이행하려면 상당한 물밑 조율과 물리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흥식 국장은 포괄적 패키지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거부했다. 다만, 대변인 격인 리 국장이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장에서 “개인적인 내 생각”이라고 토를 달았다는 점에서, 북한 당국의 공식 거부로 볼 일은 아닌 셈이다.

포괄적 패키지에 대해 6자회담 관련국, 특히 중국과의 조율도 과제로 남아 있다. 이번 회의 기간에 중국은 포괄적 패키지에 대해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힐러리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2005년 9·19공동성명 이행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9·19공동성명을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외교적 성과로 여기고 있는 중국을 배려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27~28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전략·경제 대화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에 억류중인 미국 여성언론인 석방 문제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세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푸껫/이용인 기자 yy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