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클린턴 방북에 기대 높아
미국과 일본,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만남으로 미국 여기자 석방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또 북-미 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는 반응이 많았으나, 북핵 문제 해결로까지 이어질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한다는 조심스런 의견도 있었다.
셀리그 해리슨 미국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은 4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것과 관련해 “(북핵 문제 해결에) 긍정적 진전”이라며 “클린턴 전 대통령은 과거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과의 협상을 이뤄낸 바 있다. 그와 김정일 위원장의 협상도 성공적인 결실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후보 대선 캠프에서 한반도 정책을 조언한 맨스필드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빌 클린턴이 가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고 여기자 2명을 데리고 나오는 것은 당연할 것”이라면서도 “이를 대가로 북쪽은 북-미 양자대화를 요구하겠지만, 클린턴은 ‘핵 관련은 6자회담을 통해서’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데니 로이 미국 하와이대 동서문화연구소 선임연구원도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반드시 북-미 관계의 돌파구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에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북-미 대화의 재개 가능성에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나카소네 히로후미 외상은 이날 회견에서 “(여기자 문제가) 조기 해결되기를 바란다”면서도 북-미 협상 진전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어떻게 될지 예단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반면에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류장융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그를 빈손으로 돌려보내진 않을 것이다. 북핵 문제 해결에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징이 베이징대 한반도연구센터 부주임은 “미국이 이번 담판에서 북한에 만족할 만한 패키지를 제시한다면, 북한은 핵을 포기하는 쪽으로 목표를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도쿄 베이징/권태호 김도형 유강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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