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한 필립 골드버그 미국 국무부 대북제재 조정관(왼쪽)이 24일 오전 외교통상부에서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온 미 대북제재조정관
한국을 방문 중인 필립 골드버그 미국 국무부 대북제재 조정관은 24일 금강산·개성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활성화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골드버그 조정관은 이날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안보리 결의 1874호도 경제 및 인도주의 목적의 개발 등은 (제재 대상의) 예외로 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금강산이나 개성관광, 개성공단 등도 이런 맥락에서 안보리 결의와 무관하다는 것이 나의 평가”라고 말했다. 문태영 외교부 대변인도 “금강산 사업이 결의 1874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이미 미국 쪽에 전달했다”며 “골드버그와 협의 과정에서도 이견이 없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북한 쪽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지난 17일 합의한 금강산·개성관광 재개 조처와 개성공단 활성화의 우려 사항 가운데 하나가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국내외의 일부 보수 인사들은 금강산관광 대가로 북쪽에 지불하는 현금이 핵무기나 대량파괴무기 개발에 전용될 수 있다며 관광 재개에 반대했다.
골드버그 조정관은 이어 “핵개발 등과 관련한 북한 기업이나 인물들에 대한 금융제재를 비롯한 안보리의 대북제재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며 “북한이 비핵화 과정인 6자회담으로 복귀하는 것이 안보리 결의의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골드버그 조정관은 또 ‘북-미 양자대화가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북-미 대화가 앞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양자대화가 있더라도 6자회담 틀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골드버그 조정관은 위성락 본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비가역적인 비핵화가 우리의 궁극적 목표”라고 밝혔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시민단체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소속 회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앞에서 ‘대북 금융제재와 해상 화물검색 방안’ 등을 논의할 미국의 대북 제재전담반 방한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대화와 봉쇄의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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