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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을지훈련 중인데도 대화 수용…북, 전향적 태도

등록 2009-08-25 19:48

금강산에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자들이 25일 오전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비한 사업장 점검을 위해 강원도 고성 동해선남북출입사무소에서 금강산으로 떠나는 차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고성/연합뉴스
금강산에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자들이 25일 오전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비한 사업장 점검을 위해 강원도 고성 동해선남북출입사무소에서 금강산으로 떠나는 차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고성/연합뉴스
25일 남북 적십자회담
북 방송도 이 대통령 향해 험한 말 거둬
“유엔제재 돈줄 막혀 실리 선택” 분석도
북한이 속전속결로 남북관계 국면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북쪽이 수용한 적십자회담 날짜인 26일은 북쪽이 ‘북침 연습’이라며 거세게 반발해온 을지프리덤가디언 군사훈련 기간에 들어있다. 이 때문에 북쪽이 이 훈련 이후로 회담 일정을 미룰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북쪽은 이를 개의치 않고 남쪽이 제안한 날짜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웬만한 장애쯤엔 구애받지 않겠다는 적극성이 읽힌다.

북쪽의 이런 태도는 최근 이뤄진 일련의 적극적인 대남 ‘유화’ 움직임의 연속선상에 있다. 북쪽은 지난 13일 137일째 억류했던 개성공단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44)씨를 석방했다. 16일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면담했고, 17일 이에 기반해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포함한 남북교류협력사업 5개항을 현대그룹과 합의했다. 또 21~23일 북쪽 특사 조문단을 서울에 파견해, 남북 교류협력 복원을 적극적으로 타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이달 초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과 여기자 석방,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북 초청 등 일련의 대미 유화책과도 맥이 닿아있다.

작심한 듯한 북쪽 태도는 이날 북쪽의 대외용 라디오 방송인 <평양방송> 보도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 방송은 이날 내보낸 대남 관련 프로그램에서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을 지칭할 때 사용해온 ‘역도’, ‘역적패당’ 등의 험구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남쪽 당국이 남북관계 복원의 전제조건의 하나로 거론해온 ‘대통령 비방 중단’ 요구에 부응하는 모양새다.

북쪽이 적십자회담을 서두르는 이유는 10월3일 이뤄질 이산가족 상봉을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발판으로 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인도적 현안 문제를 다루는 적십자회담을 통해 남쪽의 대북 식량·비료 지원이라는 ‘실리’를 얻으려는 의도라는 관측도 나온다. 큰 틀에선 대외 관계 개선이라는 밑그림을 염두에 둔 환경 조성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일단 북쪽의 달라진 태도에 고무된 표정이다. 그러면서도 쉽게 북쪽의 요구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태도다. 한 정부 당국자는 “적십자회담 등을 통해 북한의 진정성을 검토하고 금강산 관광 등 남북관계 현안에 대한 정부 방침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적십자회담 경과를 봐가며 금강산 관광 등 다른 남북관계 현안들을 실무적으로 협의해 나간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실무 협의를 통해 그동안 끊긴 남북관계 현안들을 복원한 뒤 전반적인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한 고위급 협의로 넘어가는 수순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당국간 대화를 열기 위한 수단으로 경협 현안들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통일부 장관과 북쪽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의 장관급 회담 등을 통해 남쪽의 대북 협의 범위를 핵 문제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경협 현안 협의를 조건으로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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