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국방부 장관 후보자
김태영 선제타격 발언 ‘경력’…북한 반응 관심
김태영(사진)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해 3월 합참의장 청문회 때 ‘대북 선제타격’ 발언으로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남북관계 악화의 빌미를 제공했다. 김 후보자의 대북 선제타격 발언(3월26일)이 나오자, 북쪽은 개성 경협협의사무소 당국자 철수(3월27일), 남쪽 당국자들의 군사분계선 통과 전면 차단(3월29일) 등 강경대응으로 맞섰다. 당시 논란이 일자 김 후보자는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핵 억제를 위한 ‘일반적 군사조처 개념을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런 이유로, 이명박 정부 출범 뒤 경색된 남북관계가 숨통이 틔려는 요즘, 대북 강경론자로 꼽히는 그의 국방장관 후보자 지명에 북쪽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거리다.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 기용을 통해 강경한 대북관을 거듭 드러낸 것으로 북쪽이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다’며 한국군의 국외 파병을 적극 찬성해온 것으로 전해져, 앞으로 미국이 아프간 파병 요청을 해올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도 주목된다. 또 현역 육군 대장인 그가 국방장관 후보자에 지명됨에 따라 어렵게 진전돼온 ‘국방 문민화’가 후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후보자는 94년 12월 취임한 김동진 전 국방장관 이후 15년 만에 다시 합참의장에서 바로 국방장관 후보자로 발탁됐다.
지난주 초까지 유임 가능성이 높던 이상희 장관은 국방예산 관련 편지 파문 뒤 경질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지난해부터 국회와 마찰을 빚었고, 특유의 ‘강한’ 리더십 때문에 군 내부에서 ‘피로감’을 호소한 것도 경질 배경으로 꼽힌다.
군 내부에서는 김 후보자 지명을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그는 사단장과 수도방위사령관 등 야전지휘관, 육사 교수, 국방부 국제협력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문무겸비형으로 꼽힌다. 김 후보자는 부하들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개방적인 리더십을 보여왔다는 평을 듣는다. 예컨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병사가 전역하면 꼭 회식 자리를 마련할 정도라고 한다.
김 장관 후보자는 현직 합참의장이기 때문에 군 수뇌부의 대폭적인 자리 이동이 예상된다. 후임 합참의장 임명 과정에서 육군참모총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일부 군사령관 등 육군 대장·중장급 인사들의 인사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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