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연말까지 식량지원 없으면 수백만명 위험”
북한에선 여성이 3명 가운데 1명 꼴로 영양실조 상태이며, 연말까지 외부 식량원조가 늘어나지 않으면 수백만명이 위험에 빠진다는 관측이 나왔다.
7일 세계식량계획(WFP) 북한사무소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행하는 ‘북한경제리뷰’ 8월호에 기고한 ‘북한의 식량사정과 인도적 대북지원’을 보면, 최근 유엔(UN)이 실시한 북한 주민 영양상태 조사에서 여성의 3분의 1이 영양실조 및 빈혈에 시달리고 있다.
기고문은 북한 여성들이 일반적으로 표준 체중에 미달하는 아이를 낳고 있는데다 영양부족으로 모유수유를 할 수 없는 상태이고, 이 영향으로 5살 이하 어린이의 37%가 영양실조라고 전했다. 세계식량계획은 “북한 아이들이 동일한 나이의 남한 아이들에 비해 신장이 몇㎝씩 작고 몸무게도 덜 나간다”며 “대다수가 활기없이 조용하게 의자나 바닥에 앉아있는 광경은 인도적 원조 종사자들을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식량계획은 “2400만명에 이르는 북한 주민의 기본적 식량 필요량을 충족시키려면 올해 180만t에 가까운 식량을 수입하거나 원조를 받아야 한다”며 “10월 추수는 화학 비료부족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 대규모 식량난이 한 해 더 연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식량 문제가 북한 사회 전체에 만연되고 국제사회에도 잘 알려져 있지만 여전히 정치적 사건들에 의해 가려지고 있다”며 “소수의 국가와 단체들만이 북한에 식량 원조를 제공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구호활동과 관련해, 세계식량계획은 “긴급구호활동에 필요한 5억400만달러의 15%밖에 조달받지 못해 수백만명에 대한 식량 원조가 중단되고 활동이 축소됐다. 7월에는 애초 계획한 620만명 가운데 130만명만이 지원식량을 부분적으로 배급받았다”고 전하며 “오는 11월까지 더 이상의 자원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수백만명의 북한 주민들이 기아와 영양실조의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