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왼쪽)이 4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까지 마중을 나가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손을 잡으며 환영 인사를 하고 있다. 두 사람 뒤편에서 북한 주민들이 양국 국기를 흔들고 있다. 평양/신화 연합
김정일 위원장, 공항까지 나와 원자바오 환영
회담 결과 주목
회담 결과 주목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4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직접 나와 북한을 방문한 원자바오 중국 총리 일행을 영접했다.
중국 총리로서는 18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 원 총리에 대한 김 위원장의 특별한 예우는 이번 방문 기간 동안 북한이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파격적인 조처를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를 높였다. 국가주석이 아닌 총리의 방북 때 김 위원장이 공항에서 직접 영접한 것은 전례없는 각별한 예우다.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언론들은 원 총리가 4일 오전 평양에 도착해 사흘간의 공식 우호방문 일정을 시작했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일 내각총리 등 북한 지도부가 직접 평양 공항에 나와 성대한 의식을 거행하며 원 총리 일행을 환영했다고 전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공항에서 서면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중-조(북-중) 양국의 우호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것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흔들리지 않는 방침이다. 올해는 중-조 수교 60주년이자 중-조 우호의 해이며, 중국은 이를 계기로 조선(북한)과 함께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더 큰 공헌을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영일 북한 총리는 이날 원 총리와의 회담에서 ‘핵무기 활동’과 관련해 협상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전했다. 김 총리는 또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양자 및 다자협상을 통해 이 목표를 실현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원 총리는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 목표를 견지한다는 북한의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며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것은 유관 당사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양국 총리는 회담 뒤 경제·무역·교육·관광 분야 등의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중국은 원 총리의 방북 동안 북한에 무상원조와 다방면의 경제협력 카드를 제공하면서, 6자회담 복귀 설득에 최선을 다할 뜻을 밝혀 왔다.
원자바오 총리는 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담과 만찬에서 ‘공통 관심사’로 표현된 북핵 폐기 및 북-미 관계 정상화, 한반도 정세 등 현안에 대한 김정일 위원장의 견해를 들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북-미 양자대화가 예정돼 있고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달 18일 후진타오 중국 주석의 특사로서 방북한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에게 “다자 또는 양자회담”에 참여할 뜻을 밝힌 상태에서, 김 위원장이 북핵 폐기와 다자회담에 대해 좀더 구체적이고 진전된 언급을 할 것으로 전망해 왔다.
원 총리는 6일 북-중 우호의 해 폐막식에 참석한다. 원 총리의 이번 방북에는 양제츠 외교부장,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장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천더밍 상무부장, 차이우 문화부장, 6자회담 중국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 류전치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부주임 등 당과 정부, 군부 지도부가 대거 수행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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