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북한에 옥수수 1만t 지원 제의

등록 2009-10-26 20:24

대한적십자사 전화통지…통일부 남북협력기금 사용
“이산가족 상봉 대가”“추가 상봉 사전성의” 분석 갈려
남쪽이 26일 대한적십자사(한적)를 통해 옥수수 1만t을 북한에 지원하겠다고 제의했다. 형식상 한적이 지원 주체지만, 비용은 통일부 남북협력기금에서 나가게 돼 내용적으로는 정부 당국 차원의 지원이다. 정부 당국자들은 북쪽이 이번 제의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적은 이날 유종하 총재 명의로 장재언 북쪽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장에게 전화통지문을 보내 “영·유아, 임산부 등 취약계층을 위해 옥수수 1만t과 분유 20t 및 의약품을 지원하겠다”고 통보했다. 한적은 “지원품 전달을 위한 실무 절차 등은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원 제의는 북쪽이 지난 16일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인도적 지원을 남쪽에 공식 요청한 데 대한 답신이다.

정부는 북쪽이 이번 제의를 수용하면 곧바로 옥수수 1만t 조달과 배송에 필요한 비용 40억여원에 대한 남북협력기금 집행을 의결할 예정이다. 분유 20t(1억5000만원 상당)과 의약품은 기금 지원 없이 한적 자체 재원으로 충당한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옥수수는 외국산으로 지원하게 될 것”이라며 “선례에 비춰보면 지원까지 약 30~40일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지원 제의를 두곤 남쪽이 지난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제기한 추가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를 위한 ‘사전 성의 표시’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천 대변인은 “순수 인도적인 지원을 하며 특정 사업에 대한 대가의 의미나 다른 조건을 달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북쪽은 지난해 5월 남쪽이 당국간 사전협의를 전제로 정부 차원의 옥수수 5만t 지원을 제안했으나 받지 않았다. 또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에선 통상 해마다 쌀 40만t 규모의 대북 식량 지원이 이뤄져 왔다. 그러나 한 정부 당국자는 “이번에는 북이 요청한 데 대해 우리가 민간 차원의 답을 주는 것이고, 대북 지원의 물꼬를 튼다는 의미가 있는 만큼 북쪽도 받아들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에선 규모가 과거 기준에 훨씬 못미치는 점에 비춰 이번 지원 제의가 ‘추가 상봉’보다는 지난 9월 말 열린 추석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대한 ‘사후 대가’ 성격이 강하다는 견해도 있다. 이럴 경우 북쪽이 이번 제의를 수용한다고 해도 ‘추가 상봉’을 위해선 별도의 성의를 남쪽에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남쪽은 북쪽이 이번 제의를 받아들이면 곧바로 추가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적십자 실무협의를 북쪽에 제안할 예정이다. 여기서 남쪽이 강조하는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해결 및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북쪽이 바라는 대규모 지원을 ‘상호주의적’으로 주고받는 방식의 협의로 나아갈 가능성은 열려 있다. 그러나 핵문제 해결을 가장 중요한 남북관계 현안으로 간주하는 정부 방침에 비춰, 실제 대규모 지원이 결정되려면 북쪽의 6자회담 복귀 등 핵문제에 가시적 성과가 전제돼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