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미국 국무부 6자 회담 특사와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이 참석한 ‘동북아협력대화’가 열린 26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북쪽 라호야의 에스탄시아 호텔 앞에서 경비원들이 호텔로 들어오는 외부인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미 민간행사 ‘동북아협력대화’ 초관심
6자 외교관리들 참석도 눈길
한성렬 내달 유엔 복귀 전망
6자 외교관리들 참석도 눈길
한성렬 내달 유엔 복귀 전망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서 북한과 미국이 어떤 식의 추가 접촉을 할지가 관심이다.
26일(현지시각) 샌디에이고 북쪽 라호야의 에스탄시아 호텔에서 시작된 이날 회의에서 참가자들은 동북아지역의 안보 문제를 놓고 주제발표와 활발한 토론을 벌였으나, 당국자 간 실무 접촉은 일단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밤 회의가 끝난 뒤인 9시30분께 한국 쪽 대표인 허철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은 호텔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리근 국장과 성 김 북핵특사는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회의에 참석하면서 자연스럽게 만났다”면서도 “그러나 북-미간 접촉이라고 할만한 의미 있는 회동이라고 할 순 없다”고 말했다.
동북아 협력대화는 캘리포니아대학 국제분쟁및협력연구소가 주최하는 민간행사다. 그러나 6자 회담 참가국의 외교 관리들이 한꺼번에 참석하는데다, 지난 24일 뉴욕에서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과 성 김 6자 회담 미국 쪽 수석대표가 만나 북-미 접촉을 가진 뒤 잇따라 갖는 행사라 추가적인 북-미 접촉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미 국무부도 성 김 특사와 리근 국장이 지난 주말 뉴욕 회동에 이어 샌디에이고 또는 뉴욕으로 이동해 추가 접촉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언 켈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성 김 특사와 리 근 국장이 샌디에이고와 뉴욕에서 추가 회동할 계획이 현재로선 잡혀있지 않지만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켈리 대변인은 또 지난 주말 뉴욕 회동에 대해 “성 김 특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위해 6자회담 재개가 최선의 방안이라는 미국 입장을 북쪽에 설명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에 대해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을 뿐 특별한 입장 변화를 나타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한이 리 국장의 미국 체류 막판에 미국이 원하는 조건의 일부를 들어주는 전향적인 자세가 기대되기도 한다. 미국이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 방북의 전제로 요구하는 것은 크게 3가지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약속과 비핵화 합의 이행 재확인 및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과의 직접 대화 등이다.
북한이 아직까지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지만, 한성렬 전 북한 유엔 차석대사가 다음달 말께 유엔에 복귀할 것으로 전해져 북한의 입장 변화가 조심스레 예상되기도 한다. 한 전 차석대사는 김 공사의 전임으로 지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주유엔 대표부에서 대미 관계를 맡아왔으며, 북핵 6자 회담에도 여러 차례 참석했다. 한 전 차석대사의 복귀는 북-미 대화를 앞두고 북한이 협상 파트너의 직위를 공사에서 한 단계 위인 차석대사로 높인 것으로, 그만큼 북-미 대화에 북한이 적극적임을 보여준다.
샌디에이고/글·사진 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